‘야수→투수’ LG 뉴 트랜스포머 마운드 데뷔전, 최고 149㎞ 눈도장

입력 2021-04-0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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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공식경기 데뷔전을 치른 LG 백승현. 사진제공|LG 트윈스

내야수로도 잠재력이 충분해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꼽혔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해 마운드에 오르기로 했다. 퓨처스(2군)리그이긴 하지만 데뷔전. 백승현(26·LG 트윈스)이 최고 149㎞의 강속구를 뽐냈다.

백승현은 8일 퓨처스리그 이천 SSG 랜더스전에서 3-4로 뒤진 6회초 구원등판해 1이닝 퍼펙트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5개. LG 퓨처스팀 관계자에 따르면 포심 최고구속은 149㎞까지 찍혔다. 첫 타자 고명준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볼카운트 2B-2S에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뒤이어 류효승과 임석진은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이닝 15구. 게다가 2군이었지만 모든 것을 떠나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걸어온 길이 그렇다. 백승현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직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 2017년 전역했는데 그해 1군에 콜업됐을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군에서는 확실한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2군에선 2019년 56경기 타율 0.303(198타수 60안타) 31타점, 2020년 17경기에서 타율 0.349(63타수 22안타) 19타점을 기록했다. 적지 않은 구단에서 트레이드 문의를 했지만 LG에서 ‘not for sale’을 선언했다.

LG 백승현이 2019년 창원NC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퓨처스 올스타 사인회에 참여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내야수로서도 잠재력이 확실했지만 투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본인의 의사가 강했다. 2019시즌 후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 명단에 포함됐는데, 그때 깜짝 등판해 154㎞에 육박하는 속구를 뿌리면서 팬들의 주목도 확실히 받았다. 결국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를 준비했다.

투수와 타자는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백승현은 예상보다 더 빠른 4월초 실전등판을 소화했기 때문에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150㎞를 가뿐하게 던지는 투수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반갑다. 2군에서 차근차근 몸을 만든다면 쓰임새는 분명할 전망이다.

LG에는 과거 투수에서 야수, 다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김광삼 불펜코치가 있다. 이외에도 김재윤(KT 위즈), 나균안(롯데 자이언츠) 등 같은 길을 걷는 선수들도 있다. 힘겹긴 하지만 못 걸을 길은 아니다. 백승현은 야구인생 2막의 첫 장을 깔끔하게 열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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