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여진구의 진가, 폭발적인 열연

입력 2021-04-10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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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여진구의 진가, 폭발적인 열연

‘괴물’ 여진구가 절정의 연기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JTBC스튜디오) 15회에서 한주원(여진구 분)은 이유연(문주연 분)을 죽인 진범이자 자신의 아버지 한기환(최진호 분)을 잡기 위한 무서운 집념을 드러냈다.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 그리고 이동식(신하균 분)을 향한 죄책감에 휩싸인 한주원은 아버지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것을 각오했다. 반드시 잡겠다는 이동식과의 약속은 뭉클했고, 한기환을 향한 공고는 날카로웠다.

아버지 한기환의 실체를 마주한 한주원은 충격에 휩싸였다. 21년 전 그는 음주운전 사고로 이유연을 죽게 했고, 사실을 숨긴 채 아무렇지 않은 듯 살고 있었다. 본인이 벌인 짓을 ‘작은 실수’라 여기며 죄의식조차 없는 그의 얼굴은 소름을 유발했다. 이동식을 의심했던 과거 자신을 떠올린 한주원의 광기 어린 웃음에는 처절한 슬픔이 담겨있었다. 더는 망설일 것이 없었다. 한주원은 이동식에게 한기환의 녹취 파일을 들려줬다. 당장이라도 죽일 듯이 달려가는 이동식을 막아선 한주원은 “내가 하겠습니다. 내가 잡습니다”라며 “내가 괴물이 돼서 한기환을 끌어안고 가장 높은 곳에서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렇게 사죄하겠습니다”라고 무릎 꿇고 오열했다.

한주원은 청문회 재개를 앞둔 한기환을 찾아가 그를 뒤흔들었다. 지난밤 이창진과 나눈 대화가 흘러나오자 한기환은 광분했다. 하지만 한주원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하나같이 없애버려야 할 새끼들한테 뒤통수 그만 맞으시고 제 손 잡으세요. 아버지, 경찰청장 꼭 되셔야 해요. 저한테 티끌 하나 묻히지 마시라고요”라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해당 녹취 파일을 빌미로 서울청 감찰조사계로 복직했다. 다시 한 팀을 이룬 이동식과 한주원의 타깃은 이창진이었다. 그러나 이창진은 조사에서 남상배(천호진 분)와 강진묵(이규회 분)의 살해 정황을 부인했고, 도해원(길해연 분)과 강진묵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귀띔해 두 사람을 또 한 번 혼란에 빠뜨렸다.

그 사이 한기환의 경찰청장 임명 소식이 전해졌고, 박정제(최대훈 분)가 정신병원에 감금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주원은 박정제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권혁(박지훈 분)과 연락을 나누던 도중, 꺼지기 직전인 자신의 휴대폰 대신 이동식의 것을 들고 있었다. 바로 그때 정철문(정규수 분)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동식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혼자만 조용히 집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위기를 감지한 한주원은 이 사실을 숨긴 채 정철문의 집으로 향했다. 이내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동식 역시 그를 뒤쫓았다. 하지만 정철문의 집에 급습한 한주원이 얼마 안 돼 피범벅이 된 채로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 “정철문 서장 사망했습니다. 내가 죽인 것 같네…”라는 그의 초점 없는 눈동자와 떨리는 목소리가 예측 불가한 엔딩을 장식하며 궁금증은 최고조로 치솟았다.

이날 방송에서 여진구는 또 한 번의 연기 정점을 찍었다. 21년 만에 드러난 비밀을 마주한 한주원의 감정 변이를 세밀하고 노련하게 풀어낸 그의 열연은 압도적이었다. 양가적 감정을 파고든 절망과 분노, 밀려드는 자책감을 넘어 아버지 한기환을 잡고야 말겠다는 그의 집념은 무섭고도 처절했다. 한주원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여진구의 열연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제 한주원에게 남은 것은 이동식을 대신해 한기환을 잡고, 길고 길었던 그의 슬픔과 고통을 달래주는 일뿐이라고 믿었다. 그런 가운데 정철문의 죽음을 알려온 한주원의 모습은 충격 반전을 안겼다. 극의 클라이맥스를 한층 뜨겁게 달군 여진구.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그의 마지막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괴물’ 최종회는 오늘(10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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