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킹험(왼쪽)-카펜터.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가 2021시즌 새로운 외국인투수 영입에 투자한 총 금액이다.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는 지난해 11월 각각 총액 55만 달러와 50만 달러에 사인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팀이 새로운 외국인투수 영입에 쓸 수 있는 첫 해 상한액은 100만 달러다. 경력이 풍부한 자원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소위 ‘꽉 채운’ 금액을 투자하는 모습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올해 역시 100만 달러에 계약한 새 외국인투수가 리그에 수두룩하다.
하지만 한화는 두 외국인투수를 영입하는 데 100만 달러보다 5만 달러가 더 많은 105만 달러만을 썼다. 웬만한 외국인투수 한명을 잡을 돈으로 두 명을 데려온 것이다.
당시 한화의 새 외국인투수 영입을 두고는 많은 말들이 오고 갔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부상으로 퇴출됐던 킹험, 대만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한 카펜터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따르기도 했다. 한화가 결국 ‘가성비 외국인을 택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영입을 주도한 정민철 단장은 두 외국인투수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 정 단장은 “킹험은 SK를 가기 전부터 우리가 지켜봤던 투수다. 몸 상태가 지금 아주 좋다. 카펜터도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뚜껑을 열어보니 정 단장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둘에게는 현재 ‘가성비’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가 매우 어렵다. 가격에 초점이 쏠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오직 기량만으로 원투펀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카펜터는 15일까지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 중이다. 6일 SSG전과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모두 좋은 공을 던졌는데, 2경기에서 뽑아낸 삼진이 무려 15개나 된다. 리그 적응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즌 초반부터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킹험 역시 건강한 몸으로 로테이션을 지키는 중이다. 2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고,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4삼진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한화가 지난해 정규시즌 초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확실한 원투펀치의 부재였다. 계산이 서지 않는 선발 로테이션은 투수진 전체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중심축을 잡아주는 두 외국인투수가 한화의 새 시즌 출발을 묵직하게 이끌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