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주성에서 열릴 K리그1 10라운드에서 격돌할 전북과 성남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큰 관심을 끈다. 전북 김상식 감독(왼쪽)은 막강한 화력으로, 성남 김남일 감독은 특유의 ‘짠물 수비’로 경기를 풀어간다는 복안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스포츠동아DB
전북 현대와 성남FC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원큐 K리그1 2021’ 10라운드에서 격돌한다. 흥미진진한 선두권 다툼이다. 시즌 개막 후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의 전북은 승점 23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4승3무2패(승점 15)의 성남은 2위 울산 현대(승점 20)에 이은 3위에 랭크됐다.
일단 두 팀의 컬러는 전혀 다르다. 김상식 감독이 추구한 ‘화공(화려하고 화끈한 축구)’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전북은 9경기에서 22골을 몰아친 반면,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가장 적은 실점(4골)을 자랑하고 있다.
다만 전북이 공수 밸런스가 보다 안정적이다. 7실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성남, 울산(16골·6실점)보다는 많은 골을 내줬으나 7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2, 8골·7실점)와 어깨를 나란히 한 수치다.
성남은 화력이 강하지 않다. 7득점을 올렸다. ‘꼴찌’ 수원FC(승점 6, 6골·15실점)보다 1골 더 넣은 기록이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그만큼 뒷문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한다고 볼 수 있다. 적은 득점으로도 실리를 챙기는 셈이다.
다가올 전주성 대결은 지금까지의 색채가 더욱 짙어지는 90분이 될 전망이다. 이유가 뚜렷하다. 성남의 장신 골잡이 뮬리치가 지난 주말 광주FC와의 9라운드 홈경기에서 경고 2회로 퇴장을 당해 전북 원정길에 동행할 수 없는 탓이다.
광주전에서 뮬리치는 전반 14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9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은 뒤 드리블 돌파해 골 망을 갈랐다. 리그 3·4호 골에 성공한 뮬리치는 전반에 받은 옐로카드를 깜빡 잊고 포효하며 상의를 벗었다가 경고가 추가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외신에도 등장할 만큼 뮬리치의 행동은 황당했으나 성남 수비는 특유의 탄탄함으로 광주의 맹공을 버텨 값진 승점 3을 챙겼다.
핵심 골게터가 빠질 성남은 선택의 여지없이 ‘선 수비-후 역습’으로 나서야 하고, 전북은 득점 선두(7골) 일류첸코와 구스타보 등 최전방과 한교원·이승기·김보경·김승대·쿠니모토 등 든든한 2선 공격진을 총동원해 K리그1 최강 방패를 뚫어야 할 입장이다.
김상식 감독은 “성남전도 최대한 많이 넣고 이기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고, 김남일 감독은 “전북 원정 구상을 철저히 하고 있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