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뷰캐넌(왼쪽)-원태인. 스포츠동아DB
삼성이 개막 직후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데는 선발진의 힘이 컸다. 삼성 선발진은 19일 현재 평균자책점(ERA) 2.85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7차례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2차례 나왔다. 선발투수들이 책임진 이닝도 79.0으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 박정현이 2승씩을 거뒀고, 개막 이전 복사근 파열로 이탈한 최채흥 대신 선발진에 합류한 이승민도 1승을 챙겼다.
최채흥이 빠지고 벤 라이블리가 부침을 겪고 있지만, 뷰캐넌과 원태인이 사실상 원투펀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선발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뷰캐넌은 15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완봉승을 따내는 등 3경기에서 ERA 1.74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원태인의 페이스도 눈부시다. 3경기에서 ERA 1.00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13일 한화, 18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는 2연속경기 탈삼진 10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공의 위력이 엄청나다. 백정현과 이승민도 분전하고 있다. 백정현은 3경기에서 ERA 2.40, 이승민은 2경기에서 ERA 2.53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은 왕조를 구축했던 2010년대 초중반 막강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선발뿐 아니라 불펜까지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리에이전트(FA)로 일부 선수가 팀을 옮기고, 불미스러운 일까지 겹치면서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바람에 마운드 재건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시즌 동안에는 선발진 ERA에서 8~10위를 오르락내리락했다.
지난해(선발진 ERA 3위)부터 살아날 기미를 보인 삼성 마운드는 올 시즌 초반 선발진의 분전 속에 ‘투수왕국’ 재건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선발진에 비해 불펜의 ERA(4.29)는 다소 높지만, 풍부한 자원을 자랑한다. 마무리 오승환도 건재하다. 시즌 초반 의미 있는 출발을 보이고 있는 삼성이 마운드의 힘을 지켜나갈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