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네 번째 습관성 만루포! LG 김현수, 역사가 보인다

입력 2021-04-25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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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 스포츠동아DB

별명은 타격기계, 특기는 찬스 해결, 취미는 만루홈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김현수(33·LG 트윈스)가 최근 1년 사이 네 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KBO리그 좌타자 새 역사를 눈앞에 뒀다.

LG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이민호는 5.1이닝 1안타 2볼넷 9삼진 무실점으로 두 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데뷔한 이민호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쓰며 직전 등판(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3.1이닝 6실점) 고전을 씻어냈다.

타선의 해결사는 김현수였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초 1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닉 킹험 상대로 우월 그랜드 슬램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2B로 유리한 상황에서 복판 높게 제구된 체인지업(132㎞)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4호 홈런이자 통산 9번째 만루홈런이었다. LG는 순식간에 리드를 잡았고 8회초 4점을 더 보태 여유 있게 승리를 챙겼다.

김현수가 만루포의 사나이로 자리매김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8년부터 리그 대표 타격기계로 우뚝 섰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에 도전하기 직전인 2015년까지 만루홈런은 통산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ML 도전을 마친 뒤 LG 유니폼을 입은 2018년 2개의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본격적인 기지개를 켰다. 2019년엔 만루홈런이 없었지만 지난해에만 무려 3개를 몰아쳤다. 여기에 올해 개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통산 최다 만루홈런 기록 보유자는 이범호(은퇴)로 17개의 손맛을 봤다. 여전히 김현수와 차이는 적지 않다. 하지만 현역 중에선 강민호(삼성 라이온즈·13개), 최정(SSG 랜더스·11개)에 이어 김현수가 나지완(KIA 타이거즈)과 더불어 3위다. 좌타자로 범위를 좁히면 가치는 더욱 오른다. 역대 좌타자 최다 만루홈런은 ’라이온 킹’ 이승엽으로 10개를 때린 뒤 은퇴했다. 김현수가 한 번의 손맛만 더 본다면 ‘국민타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김현수는 지난해부터 클러치 능력이 만개했다. ‘득점권 타율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난해 득점권 타율 0.446(130타수 58안타), 5홈런, 8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세 차례 만루홈런도 이러한 해결사 능력의 연장선이었다. 올해는 유주자시, 혹은 득점권에서 다소 처지는 분위기지만 류지현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커리어대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올 시즌 첫 만루홈런은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조짐은 나쁘지 않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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