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런던] 영국에 돌아온 함성, 그래서 더 서글픈 손흥민 눈물

입력 2021-04-26 1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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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승을 향한 토트넘과 손흥민의 도전이 또 다시 좌절됐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2020~2021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에서 패했다. 손흥민은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맨시티의 벽은 높았다. 후반 37분 에므리크 라포르테의 결승골로 1-0 승리한 맨시티는 4년 연속 대회 챔피언이 되었다.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3년 만의 트로피를 노렸지만 실패로 끝났다.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8000여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영국 축구가 무관중으로 진행된 지 1년이 넘었다. 올해 리그컵 결승전은 날짜를 2월에서 4월로 미뤄졌다.

다행히 영국 전국 봉쇄(락다운)이 3월부터 단계별로 풀렸다. 웸블리 스타디움은 9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나 양 팀 팬 2000명씩, 또 4000명의 런던 시민과 NHS(영국 의료 서비스) 직원을 합쳐 관중 7773명을 입장시켰다. 최근 1년 새 영국 야외 스포츠 이벤트에 나온 최대 관중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축구에 음소거가 해제된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열기는 뜨거웠다. 팬들의 응원가 소리와 노래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경기장 인근의 식당과 펍은 인산인해였다. 경기장에 입장한 관계자, 취재진, 팬들은 킥오프 24시간 이내 코로나 음성 결과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었다. ‘LEVY OUT’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다니엘 레비 구단주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ESL (유럽슈퍼리그)에 합류하려던 팀을 향한 분노였다.

경기 후에는 분노가 침통함으로 바뀌었다. 토트넘 팬들은 경기 후 바로 퇴장하는 이들이 많았고 손흥민은 눈물까지 보였다. 땅을 치며 우는 손흥민에게 맨시티의 일카이 귄도간과 필 포든 등이 다가와 위로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라이언 메이슨 토트넘 감독 대행이 손흥민의 눈물을 언급했다. 그는 “선수들은 아파하고 있다. 어떤 느낌인지 잘 안다. 아픔은 정상이다. 그만큼 선수들이 우승을 바랐기에 아파하는 것이다. 우리의 노력은 충분하지 못했다”고 씁쓸해 했다.

한국 취재진은 손흥민과의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너무 마음 아파해 모든 인터뷰를 안했다”고 토트넘 미디어 담당자는 사과했다. 그만큼 이번 결승전 패배로 누구보다 아쉬워 할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올 시즌 남은 과제는 리그 탑4 경쟁 뿐인데 이마저 쉬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 시즌이 되었고 향후 토트넘의 미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런던 | 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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