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승부 연속’ KIA 경계해야 할 이의리 의존도

입력 2021-04-26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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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 스포츠동아DB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구도였다.

KIA 타이거즈 투수진이 정규시즌 초반 살얼음판 승부를 연일 계속 하고 있다.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라 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26일까지 KIA가 19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9승 10패. 이중 선발투수가 승리를 기록한 경기는 2경기에 그친다.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활약한 경기로 모두 외국인투수들이 수확한 승리다.

토종 선발투수들의 부진이 정규시즌 초반 계속되고 있다. 불펜이 일찌감치 가동돼 ‘버티기’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가장 주된 이유다. 시즌 전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현재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투수 후보군을 대거 늘렸다. 이중 맷 윌리엄스 감독의 눈길을 가장 크게 사로잡은 자원은 단연 신인투수 이의리였다. 당초 5선발로 예상됐던 투수지만, 이제는 KIA 선발진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 됐다.

문제는 KIA의 이의리 의존도가 너무 빠른 시점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토종 선발투수들 중 현재 가장 제 몫을 하는 자원은 이의리뿐이다. 승패는 없지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고, 이닝도 16.1이닝을 소화했다.

연습 및 시범경기에서 워낙 좋은 활약을 했기에 이의리는 개막을 앞두고 2선발로 낙점되기도 했다. 우천취소로 인해 순서가 뒤로 밀렸지만, 실제 윌리엄스 감독이 브룩스에 이어 가장 믿음을 보낸 투수였다.

대형 신인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하지만 팀이 그 신인투수를 대체할 자원이 없어 의존도가 당장 높아진다면 개인과 팀에게 길게 봤을 때 큰 부담이다.

고졸 자원은 신인 첫 해에 언제나 ‘관리’의 필요성이 붙는다. 지난해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소형준의 맹활약 속에서도 ‘이닝 제한’을 걸었던 이유다. 이의리 역시 예외는 아니다. KIA ‘막내’ 이의리가 아직 큰 짐을 맡을 시기는 아니다. KIA의 형들이 힘을 내줘야 하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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