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열등의식에서 시작, 평생 연기하다 죽고 싶다”

입력 2021-04-26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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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윤여정 “열등의식에서 시작, 평생 연기하다 죽고 싶다”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수상 이후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고’ ‘1등’ 이런 말 싫다. 같이 살면서 ‘최중’이 됐으면 좋겠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동등하게 ‘최중’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최고의 순간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획은 없다. 오스카상을 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살던 대로 살 것”이라며 “대사 외우기도 힘들다.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연기 철학의 시작을 ‘열등의식’이라고 고백하며 “연극배우 출신도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다. 내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남에게 피해를 안 주자’로 시작했다. 먹고 살려고 연기했기 때문에 정말 절실했다. 나에겐 대본이 성경 같았다”고 털어놨다.

작품 선택하는 기준이 60세를 기점으로 바뀌었다고. 윤여정은 “예전에는 성과도 생각했는데 환갑 이후에는 ‘내가 믿는 사람이면, 좋은 사람이면 작품을 해야겠다’가 됐다”며 “나도 (연기한) 세월이 오래 됐으니 진짜 이야기인지 아닌지 대본을 읽으면 안다. ‘미나리’는 너무 순수하고 진지한, ‘진짜 이야기’였다. 대단한 기교로 쓴 작품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그 이야기가 늙은 나를 건드렸다. 감독을 만나보니 요즘 세상에 이런 애가 있나 싶더라”고 회상했다.

이날 윤여정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102년 한국 영화 역사상 오스카에서 한국 배우가 연기상을 받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영어 대사가 아닌 연기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여섯 번째 배우며 아시아 배우로는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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