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보다 팀이 먼저였던 베테랑…NC 1대 사관, 새 역사 준비한다

입력 2021-04-26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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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모창민이 26일 정들었던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스포츠동아DB

화려하진 않았지만 팀 영광의 순간마다 함께했다. 은퇴 결정 자체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만 생각했던 철학이 그대로 담겨있다. NC 다이노스 역사의 첫 사관 모창민(36)이 유니폼을 벗는다.

모창민은 22일 창원에서 이동욱 감독, 김종문 단장과 면담해 14년의 프로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쓰임새는 분명했다. 모창민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올 시즌 4경기서 7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1군에 콜업됐다. 1군 3경기 6타석에서 안타는 없었으나 몸 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런 그가 은퇴를 결심한 건 후배들 때문이다. 모창민은 “열심히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뺏는 건 아닌지 생각을 했다. 팀에 좋은 후배들이 많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팀의 방향성을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팀과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NC 관계자는 “5월부터 육성과 스카우트, 전력분석 파트를 각 두 달씩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곧장 노트북 등 장비를 지급받을 예정이며, 데이터 분석부터 프로 전력분석 등 견문을 넓히는 과정이 계획돼있다. 올해가 지난 뒤 추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역시절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쓰임새는 다양할 전망이다.

"야구 잘하는데 착하기까지 한 사람". 모창민을 상징하는 문장이다.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모창민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776경기에서 타율 0.291, 85홈런, 39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2를 기록했다. 2013년 4월 2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 창단 첫 안타를 기록했으며 2018년 마산야구장의 마지막, 2019년 창원NC파크의 첫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NC 관계자는 “팀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출장수로는 나성범, 박민우, 지석훈 다음이며 안타수로는 나성범, 박민우 다음이다. 공헌도는 NC에 입단해 국가대표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 박민우에 견줘 밀리지 않는다. NC를 더 강팀으로 만들기 위해 김택진 구단주와 식사 자리에서 양의지 영입을 요청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야구를 잘하면서 인성이나 야구를 대하는 태도까지 훌륭하다”는 말은 모창민의 야구인생을 상징한다.

2011년 창단해 2013년 1군에 진입한 신생팀. 기존 팬덤이 확고히 구축돼있으니 막내가 뿌리내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 황무지에서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린 이들 덕에 NC는 올해 디펜딩챔피언의 자격으로 창단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NC가 써내려간 10년 역사의 당당한 사관. 선수에서 프런트로 옷은 갈아입지만 모창민의 팀 퍼스트 철학은 그대로다. 모창민은 이제 또 다른 역사를 집필할 준비 중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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