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안에 ‘감독’에 대해 설명해보라”…감독상 시상자 봉준호 또 입담 과시

입력 2021-04-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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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만약 내가 이 질문 받는다면 회피” 웃음꽃
정이삭 감독은 “삶에 대한 응답” 소신 답변
지난해 오스카의 주역이었던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년 2개월 만에 다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나섰다.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욱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감독상 트로피를 5등분해서 (경쟁후보인)다른 감독과 나누고 싶다”는 등 재치 가득한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올해 또 다시 입답을 과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지 대신 서울에서 이원 생중계 화상을 통해 감독상 시상자로 나선 봉준호 감독은 5명의 후보들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에게 자신의 말이 쉽게 가닿을 수 있도록 통역 실력을 발휘해 눈길을 모은 샤론 최 통역가와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의 한 상영관 객석 사이에 섰다.

이날 봉 감독은 후보에 오른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을 비롯해 ‘어나더 라운드’ 토마스 빈터베르그·‘맹크’ 데이비드 핀처·‘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프라미싱 영 우먼’ 에메랄드 페넬 감독 등 5명의 후보에게 “감독이란 무엇일까. 이를 20초 안에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저 자신도 감독이지만 짧고 명쾌하게 답하기는 참 어렵다”면서 “만약 내가 인터뷰 같은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쑥스럽고 오그라들어 얼버무리거나 회피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화답하는 감독들의 답변에서도 개성이 묻어났다.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은 “위험을 무릅쓰고 시커먼 바다로 뛰어드는 일”이라고,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딱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맞는 방법과 틀린 방법”이라고 짧으면서도 강렬한 답을 내놨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는 삶에 대한 응답이어야 한다. 반대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진정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이야기를 위해서는 스토리텔러들이 실제 삶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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