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공백에서 시작된 마법…KT, 3431.2의 이탈을 대처하는 자세

입력 2021-04-27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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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재균. 스포츠동아DB

주전 3루수의 이탈. 어느 팀에게나 뼈아프다. 특히나 마땅한 대체자 없이 매 시즌 풀타임으로 완주했던 선수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마법은 언제나 공백에서부터 시작됐다. KT 위즈가 ‘캡틴’ 황재균(34)의 공백에도 버티기에 도전한다.

황재균은 25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하루 전인 24일 수비 도중 강습 타구에 얼굴을 정면으로 맞았기 때문이다. 진단 결과 코뼈 골절. 28일 수술이 결정됐다.
존재감이 가장 큰 선수의 이탈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황재균은 부상 전까지 276경기에서 3431.2이닝을 소화했다. 같은 기간 리그 내야수 가운데 오지환(LG 트윈스·3593.2이닝) 다음으로 많았다. ‘금강불괴’라는 별명처럼 매 순간 핫코너를 지켰고, 스스로도 이러한 철인의 면모에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KT에는 지금 당장 3루수를 맡을 자원이 마땅치 않은 셈이다. 1군에서 검증된 카드가 많지 않다. 여기에 박경수도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허리통증으로 1군 말소된 상황이다. 내야에 큼지막한 구멍이 두 개나 뚫려있다.

KT에겐 익숙한 위기다. 이강철 감독은 앞선 2년간 그랬듯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답을 찾겠다는 각오다. KT는 이 감독 부임 첫해인 2019년 강백호가 손바닥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오히려 강백호가 빠진 기간 타자들이 살아나며 창단 최다 9연승을 질주한 바 있다. 이때 공백을 메워준 조용호는 지금도 KT 주축으로 활약 중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하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클로저 김재윤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새 얼굴의 적절한 기용으로 이를 채운 바 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법은 공백에서 시작됐다.

3431.2이닝의 이탈.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앞선 2년의 성과는 어려움에 도전할 수 있는 든든한 자신감이다. KT는 또 한번 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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