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리포트] ‘데이터 무시한’ 원샷원킬 김상수, 삼성 단독선두 등극 이끌다

입력 2021-04-28 21: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김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31)는 2021시즌 초반 공격이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 컸다. 특유의 선구안을 앞세워 27일까지 출루율은 0.341로 준수했지만, 타율은 0.222(72타수 16안타)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주자만 나가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주자 없는 상황에선 타율 0.282(39타수 11안타)로 준수했다. 그러나 누상에 주자를 두고 타율 0.152(33타수 5안타)에 그쳤고, 득점권에선 0.115(26타수 3안타)에 불과했다. 자연스럽게 클러치 상황에 대한 기대치는 하락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8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선 달랐다. 김상수가 해결사였다. 역전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특히 8회 만들어낸 역전 적시타는 그야말로 백미였다.

이날 삼성 타선은 1회 무사 만루, 2회 1사 1·2루 기회에서 연달아 무득점에 그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가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4회 NC 박석민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8회까지 1점차(0-1) 승부가 이어졌지만, 흐름상 삼성이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8회 NC 바뀐 투수 김진성의 난조로 잡은 2사 만루의 기회에서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NC도 마무리 원종현을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만루 타율 0.167(6타수 1안타)의 김상수와 올 시즌 만루 상황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원종현의 맞대결.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승부였다.

김상수는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원종현의 4구째를 지체 없이 받아쳐 중전적시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박승규까지 홈을 밟아 단숨에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승규의 득점을 확인한 김상수는 삼성 덕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곧이어 구자욱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상수의 결정적 한 방이 삼성 타선의 공격본능을 일깨운 셈이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끝판대장’ 오승환이 나성범에게 2점홈런을 맞았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이로써 4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시즌 전적 13승9패로 잠실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0-3으로 패한 LG 트윈스(12승9패)를 2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왕조 시절을 경험했던 김상수가 그 중심에 있었기에 더욱 값진 결과였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