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세계 3위’ 500세이브 도전하는 오승환, 아직도 배가 고프다

입력 2021-04-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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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끝판대장’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은 지난해 KBO리그에 복귀한 뒤로 꾸준하게 이정표 하나씩을 추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의 위업을 달성했다.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선 리그 최초 3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세이브 기회 자체가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하지만 오승환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300세이브 달성 후에 또 하나의 목표를 추가했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일본프로야구(NPB·80세이브)와 메이저리그(ML·42세이브) 무대를 모두 거치며 얻은 값진 기록은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오승환의 한·미·일 통산 423세이브는 이미 대기록이다. ML과 NPB까지 통틀어 단독 6위다. 28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빌리 와그너(422세이브)를 넘었다. 이제 오승환보다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는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와 트레버 호프먼(601세이브), 리 스미스(478세이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즈(437세이브), 존 프랑코(424세이브) 등 5명에 불과하다. NPB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군림한 이와세 히토키(407세이브)의 아시아 기록은 일찌감치 넘었다. NPB(252세이브)와 ML(129세이브)을 오가며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인정받은 사사키 가즈히로도 통산 381세이브에서 멈췄다. 오승환의 기록 행진은 그만큼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500세이브는 세계 3위, “기록 언급해야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
지금의 기록도 대단한데, 500세이브까지 달성한다면 그야말로 신의 경지에 오르는 셈이다. 스미스의 478세이브를 넘어서는 순간, 오승환의 세이브 순위는 ‘세계 3위’가 된다. 오승환은 “미국에도 500세이브 이상 기록한 선수가 2명뿐이더라”며 “말 그대로 500세이브는 의미 자체가 남다르다. 의미 없는 세이브는 단 하나도 없지만 기록을 언급해야 현실에 안주하지 않을 것 같다. 일부러 더 기록을 내세우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300세이브를 달성하기 전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300세이브를 달성하고 나면 더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지 않겠냐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동기부여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오승환의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와 KBO리그 300세이브 달성을 함께한 포수 강민호는 “같은 야구인으로서 (오)승환이형의 업적이 존경스럽다. 후배들에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오승환도 강민호, 진갑용 등 호흡을 맞췄던 포수들을 언급하며 “나와 함께했던 많은 선수들이 떠오른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세이브’ 해준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정말 복 받은 선수다. 늘 뛰어난 포수들과 함께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오승환이 LG 고우석을 언급한 이유
오승환에게 질문을 던졌다. “KBO리그 마무리투수 중 오승환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그는 고우석(LG 트윈스)과 조상우(키움 히어로즈)를 꼽으면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고우석”이라고 했다. 2019시즌 세이브 부문 2위(35세이브)에 오른 고우석은 일찌감치 오승환의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오승환과 고우석은 시속 150㎞대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로 투수치고 체격이 크지 않다는 점도 닮았다.

오승환은 “고우석은 경쟁력을 갖고 있고, 아직 젊다”면서도 “오히려 고우석은 내 기록은 깨지 못할 것 같다. 지금의 경쟁력이면 분명히 해외 진출의 길이 열릴 것 같다”고 농담을 섞어 얘기했다. 미래가 창창한 유망주를 향한 최고의 칭찬이었다.

오승환은 “기록은 언젠가 깨지겠지만, 좋은 마무리투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서로 경쟁하면 더 좋은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리그에 빼어난 클로저가 대거 등장하길 바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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