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LG 수아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4월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3이닝 3실점)을 제외한 전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안정감을 뽐냈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선 7이닝 동안 7안타 1홈런 3사사구 8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며 4승(1패)째를 따냈다. 자신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두산과 리턴매치를 철저히 준비한 흔적이 엿보였다. 타 구단 전력분석원들도 “수아레즈는 정말 좋은 투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수아레즈의 직구(41개)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다. 슬라이더(20개)와 체인지업(14개), 투심패스트볼(13개), 커브(10개)까지 총 5개의 구종을 자유자재로 섞어 던지니 두산 타자들로선 공략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투구수 98구에 스트라이크 비율은 68.4%(67구)였다. 소위 ‘공 빠르고 제구까지 되는 투수’라는 표현이 딱 맞다. 8개의 삼진을 엮어낸 결정구는 직구(5개)와 슬라이더(2개), 체인지업(1개)이었다.
두산 상대 첫 등판에선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의식하다 공이 몰리거나 아예 빠지는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려고 했다. 빠른 볼카운트에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한 두산 타자들의 심리를 역이용해 다양한 패턴의 투구를 펼쳤다. 직구(60.1%·25개), 슬라이더(70%·14개), 체인지업(78.6%·11개), 투심(76.9%·10개), 커브(70%·7개) 등 5개 구종 모두 스트라이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기에 원하는 대로 승부가 가능했다. 포수 유강남도 공격적 투수 리드로 수아레즈를 도왔다.
백미는 3회였다. 강승호(홈런)와 장승현(안타)에게 연달아 초구 직구를 던졌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허경민(병살타)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중견수 뜬공)를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던져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공 4개로 3회를 마친 덕분에 투구수 걱정 없이 7회까지 편안한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좌타자의 바깥쪽을 공략했다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한 상황도 있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다음 승부에 집중했다. 8회 이정용, 9회 함덕주가 나머지 2이닝을 틀어막아 수아레즈의 4승이 완성됐다. 실패를 두 번 반복하지 않는 학습효과까지 증명한 수아레즈의 입지는 한층 더 탄탄해졌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