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25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웃지 못했다. 손흥민의 동점골을 지키지 못한 채 내리 2실점하며 1-3으로 져 16승8무11패(승점 56)로 올 시즌 유일한 목표인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 획득이 더욱 어려워졌다. EPL에선 4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충분히 빛났다. 리그 17호인 이날의 득점으로 UEFA 유로파리그(예선 포함 4골·3도움)와 리그컵(1골), FA컵(4도움)을 합쳐 22골·17도움을 기록했다. 2016~2017시즌의 21골을 넘어 자신의 한 시즌 리그 최다득점을 갈아 치웠다.
리그 17골을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럽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선수의 최다득점 타이기록이다. 차범근이 레버쿠젠에서 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7골을 뽑았는데, 드디어 손흥민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EPL 종료까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울버햄프턴(16일·홈)~애스턴빌라(20일·홈)~레스터시티(24일·원정)와 차례로 격돌한다. 이제 1골을 더 보태면 시즌 공격 포인트 40개와 함께 한국인 유럽리그 최다득점자로 부상할 수 있다.
함부르크, 레버쿠젠(이상 독일)을 거쳐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이 차범근의 의미 있는 기록을 깬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0월 분데스리가와 EPL에서 개인통산 100골을 터트려 차범근의 98골을 넘어섰다.
거듭해서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손흥민은 그야말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프로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가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선수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면 ‘월드 클래스’ 반열로 올라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통 골잡이가 아님에도 남다른 골 결정력과 발군의 킥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럽무대에 도전했던 역대 아시아선수들 중 가장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펼친 손흥민이 수많은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