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
벨로드롬의 살아있는 전설들
그랑프리 4연패·최다 50연승 보유
경륜1기 홍석한, 600승까지 -72승
장보규, 선행 승부로만 322승 기록
1994년 10월 15일, 서울 잠실 올림픽 벨로드롬에서 첫 레이스를 시작해 올해로 27년째를 맞은 경륜. 창설 30년을 바라보는 경륜의 역사에는 여러 선수들이 땀으로 이룩한 빛나는 기록이 있다. 그중에는 여전히 현역으로 레이스를 달릴 때마다 새로운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살아있는 레전드’들도 있다.그랑프리 4연패·최다 50연승 보유
경륜1기 홍석한, 600승까지 -72승
장보규, 선행 승부로만 322승 기록
그랑프리 4연패, 정종진
우선 대표적인 선수가 자타공인 경륜의 절대강자 정종진(SS 20기 김포 34세)이다. 정종진이 세운 여러 기록 중에 넘보기 힘든 것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대상경륜 4연패다. 종전 조호성(11기)의 3연패를 뛰어 넘은 대기록으로 앞으로도 쉽게 깨지기 힘든 업적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휴장이 반복되며 진행되는 레이스에서도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는 절대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열리지 못했던 그랑프리 대상경주가 만약 올해 열린다면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그랑프리 5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정종진이 세운 또 다른 대기록은 2017 년 7월 7일부터 2018년 3월 24일까지 거둔 50연승이다. 역시 종전 조호성의 47연승을 깬 최다연승으로 기간에서 볼 수 있듯이 1년여 동안 정종진은 누구에게도 1위를 넘기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할 기록이다. 현재 정종진은 33연승을 거두며 자신의 연승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500승 홍석한, ‘선행귀신’ 장보규
홍석한(A1 8기 유성 46세)은 2001년 첫 승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528승을 거두고 있다. 지금은 체력적인 면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우수급에서 승수를 쌓는데 다소 부진하지만, 여전히 꾸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훈련으로 후배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더 선수생활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600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륜 경주는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맨 앞에서 질주하는 선행으로는 승수 쌓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장보규(A1 1기 대전 47세)는 선행 승부로만 현재까지 322승을 기록하고 있다. 본인의 누적승수 436승 중 73%가 넘는 비율로 그가 왜 ‘선행귀신’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장보규가 경주에 편성되면 팬들은 “이 경주는 장보규가 선행을 갈거야”라고 분석한다.
추입 전법의 대가 김치범(A1 9기 부산 40세)은 추입승수 1위라는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모든 스포츠에서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바로 역전승이다. 경륜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전법은 추입이다. 현재 김치범이 본인 선행승수의 10배가 넘는 추입 승수를 기록해 1위인 홍석한(260승)의 기록을 조만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근우 명품경륜 승부사 수석기자는 “자신이 세운 그랑프리 대상경륜 4연패와 50연승을 다시 뛰어넘으려는 정종진,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자신의 기록을 갈아 치우는 홍석한 장보규 김치범. 이 외에 최고령의 허은회(B1 1기 팔당 56세) 등 많은 선수들이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 계속 만들어질 대기록으로 인해 팬들은 더욱 경륜의 매력에 빠져들 수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