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장악한 구지은, 분쟁 여지는 여전

입력 2021-06-06 19:5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남매의 난’이 발발한 아워홈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왼쪽)와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보복운전’ 구본성 부회장 해임, 아워홈 향후 행보는?

장녀 합세로 경영권은 잡았지만
최대주주 구 부회장, 경영 간섭 여지
구 대표 “미래 성장동력 발굴할 것”
온라인 유통·가정간편식 강화 전망
‘남매의 난’이 일어난 범LG가(家) 식자재업체 아워홈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복 운전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해임됐고, 신임 대표이사에 삼녀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세 자매 연합은 성공, ‘남매의 난’ 불씨는 여전

아워홈은 LG그룹 고 구인회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 회장이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부문을 분리 독립해 만든 회사다. 구 회장은 장남 구본성, 장녀 구미현, 차녀 구명진, 삼녀 구지은 등 4남매를 두고 있다.

지분율 구성은 구본성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이고, 이어 장녀 구미현 19.28%, 차녀 구명진 19.60%, 삼녀 구 대표가 20.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지은 신임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범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며 밀려난 바 있다.

2017년에도 경영권 분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차녀와 삼녀가 같은 편에 섰고 장녀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며 구 부회장이 경영을 맡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녀가 오빠 대신 동생 구 대표의 손을 잡으며 경영권 향방이 갈리게 됐다.

구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보복운전에 따른 특수재물손괴와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3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남매의 난’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구 부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고 최대주주인 만큼 경영권 탈환을 위한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높은 지분을 활용해 구 대표의 경영에 간섭하고 제동을 걸 여지도 있다.

범LG가의 오랜 가풍인 장자 승계 원칙이 깨질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그간 범LG가의 구씨 가문은 장남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경우 형제들이 일부 계열사를 분가하는 방식으로 분쟁의 여지를 원천 차단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아워홈의 세 자매가 연합해 구지은 대표가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실적 개선 노리는 구지은 신임 대표

이제 관심은 구지은 신임 대표의 경영 방침에 쏠리고 있다. 구 대표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언니들과의 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과 동시에 경영 안정을 통한 실적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 신임 대표의 과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부문의 매출액을 정상화시키고 외식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것으로 압축된다. 매출액 정상화는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맞물려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사업의 정상화를 기대하기보다 코로나19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매출이 급감할 수 있는 사업 부문을 보안할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유통과 가정간편식(HMR) 강화 등이 그 예다. 외식사업의 경우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 현재보다 규모를 더욱 키워나가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상장 과정에서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권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 신임대표는 “과거 아워홈은 바르고 공정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항상 한발 앞서가는 회사였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임 대표로 과거 공정하고 투명한 아워홈의 전통과 철학을 빠르게 되살리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특히 구성원들이 본인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