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빈, 10년 전 손흥민 떠올리게 한 A매치 데뷔 무대

입력 2021-06-10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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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기도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한국과 스리랑카의 경기에서 한국 정상빈(14)이 데뷔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카메라 앵글은 교체를 준비하던 정상빈(19·수원 삼성)을 잡았다. 후반 27분 투입되자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쏠렸다. 소문대로 ‘물건’이 맞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5분 만에 ‘번쩍’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 골까지 터뜨렸다. 또 한명의 스타는 그렇게 탄생했다.

정상빈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5차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잠재력을 폭발하며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후반 32분 이동경이 시도한 왼발 슈팅을 골문 앞에 있던 정상빈이 오른발로 살짝 방향만 틀어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이미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추가골이었지만 정상빈에겐 특별한 순간이었다. 바로 A매치 데뷔전·데뷔 골이었다.

선발되기도 힘든 국가대표팀에 뽑힌 데 이어 데뷔전까지 치른 것만으로도 19세 유망주에겐 큰 행운이다. 게다가 19세 75일로 역대 A매치 최연소 득점 순위 8위에 이름까지 올렸다.

정상빈은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다. 그런데 경기력은 예사롭지 않았다. 힘과 스피드, 골 결정력, 근성 등 모든 걸 갖췄다. 지난 3월 포항 스틸러스전을 통해 데뷔전·데뷔 골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뒤 거침이 없었다. 강한 상대 앞에서도 결코 주눅 들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 올 시즌 히트상품인 ‘매탄소년단’의 주축 멤버로 4골·1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상승세를 이끌자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가능성을 보고 그를 깜짝 발탁했다.

이번 대표팀 소집에 막내로 합류한 정상빈은 대회 기간 내내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10년 전 손흥민(29·토트넘)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순발력과 스피드, 그리고 과감한 돌파 등 10년 전 손흥민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 막내로 뽑힌 손흥민은 인도와 경기에서 후반 시작하면서 교체 투입됐고, 3-1로 앞선 후반 36분 왼발 슈팅으로 A매치 3번째 출전 만에 데뷔 골을 기록했다. 또 18세 194일로 역대 최연소 득점 2위에 자리했다.

정상빈은 경기 후 “솔직히 부담감이 있었지만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 데뷔 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다음 목표는 월드컵 출전이다. 카타르월드컵에 꼭 따라가서 뛰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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