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코스 세팅’ 최경주, “후배들 발전하는 계기되길”

입력 2021-06-10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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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사진제공 | KPGA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이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코리안 브라더스의 맏형’으로 불리는 최경주(51·SK텔레콤)가 1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 선수가 아닌 대회 공동집행위원장 자격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함께 했다.

10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개막한 ‘SK telecom OPEN 2021’(총상금 12억 원)에서 만난 최경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내가 해외 진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듯, 역사와 전통을 가진 SK텔레콤 오픈을 통해 후배 선수들이 한 계단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이 대회의 역대 최다 우승자(3회)이기도 한 그는 대회 개막에 앞서 파5홀로 세팅됐던 497m 4번 홀을 455m 파4 홀로 전격 변경하는 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세 번째 샷을 쉽게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을 수 있었던 ‘서비스 홀’은 파를 막기에 급급한 ‘함정 홀’이 됐고, 이는 1라운드에서 그대로 스코어로 이어졌다. 보기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이 속출했고, 버디를 잡은 선수는 아예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내일(11일) 예보대로 많은 비가 와 경기를 못 하더라도 월요일을 예비일로 편성해 정상적인 4라운드 일정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 것이다. 이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 그는 4번 홀 변경에 대해 “코스가 어렵다고 하기보다 이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선수들이 발전하기 위해 이런 상황에서 어떤 연습을 하고, 어떤 샷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70년 생 동갑내기이자 PGA 투어에서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필 미켈슨(미국)은 최근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50대이자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썼다. 미켈슨처럼 PGA 투어와 만 50세 이상만 참가하는 ‘시니어 무대’ 챔피언스 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최경주에게도 좋은 자극이 된 듯 했다.

미켈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공동집행위원장 자격이 아닌 ‘선수 신분’으로 돌아온 최경주는 “그를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미켈슨과 나는 피지컬은 다르지만 내게 잠재된 있는 DNA를 일깨워서 PGA 투어든, 안 되면 챔피언스 투어에서라도 우승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이 나이에 심장을 뛰게 하고 내일이 기대된다. 직업 선수로서 행복한 일”이라며 “머지않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서귀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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