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스타] ‘사령탑 기대치 뛰어넘은 효율투’ 이태양, 선발승 자격은 충분했다

입력 2021-06-16 18: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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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태양.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 우완투수 이태양(31)의 마지막 선발등판은 한화 이글스 시절인 2019년 4월 18일 수원 KT 위즈전이었다. 그 뒤로는 구원투수로 보직을 굳혔고, 올해는 23경기에서 3승1패4홀드, 평균자책점(ERA) 4.63을 기록하며 팀 불펜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태왔다.

그러나 기존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교체)와 박종훈, 문승원(이상 팔꿈치 수술)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선발로테이션이 붕괴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어떻게든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만큼 김원형 SSG 감독은 통산 69차례의 선발등판 경험이 있는 이태양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이태양은) 2년 전까지 선발 경험이 있고, 제구가 되는 투수”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러면서도 “투구수 70개 선에서 4이닝 정도를 보고 내보낸다”고 기대치를 드러냈다. 최소한의 몫만 해주고 내려와도 충분하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한 이태양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호투를 펼쳤다. 김 감독의 주문대로 64구만으로 5이닝을 버텼고, 5안타 1홈런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구속 144㎞의 직구(38개)와 포크볼(14개), 슬라이더(8개), 커브(3개), 체인지업(1개)을 조합해 효율적 투구를 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67.2%(43구)로 훌륭했다.

2회말 선두타자 황대인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SSG 타선은 0-1로 뒤진 3회초에만 무려 8점을 뽑아내며 이태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KIA 투수들이 14개의 4사구를 남발하는 등 다소 어수선했던 경기 템포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며 5회까지 역투를 거듭했다. 특히 5회말을 공 9개로 마치며 스스로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결국 SSG가 10-1로 승리하면서 이태양도 2017년 6월 18일 수원 KT전(5이닝 3실점 2자책점) 이후 무려 1459일 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태양의 호투는 향후 선발로테이션 재건을 위해서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김 감독은 “앞으로 우리도 90경기 가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계속 대체선발로 가져갈 수는 없다. 조영우와 이태양 등의 투구수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면서 어떤 모습이 나올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흐름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SSG와 이태양 모두에게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

광주|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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