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슬럼프 속 ‘쐐기 투런포’로 모처럼 웃은 KT 베테랑 박경수

입력 2021-06-20 2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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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1루에서 kt 박경수가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는 야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고민이 늘었다. 최고참이자 팀 내 정신적 지주인 외야수 유한준(40)은 지난주 종아리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주전 포수 장성우(31)는 출전시간이 확 늘어난 탓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백업 내야수로 소금 같은 활약을 해온온 김병희(31)는 18일, 팀 내에서 기대를 받는 거포 문상철(30)은 19일 나란히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는 등 주축 멤버들을 제대로 기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대체자원들의 분전으로 연패를 최소화하며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더 이상 2군에서 불러올 선수가 없다. 그 정도로 야수진에서 부상자가 다수 나오고 있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어 “어제(19일) 더블헤더 제2경기가 매우 중요했는데, 그 경기를 잡았다. 팀이 확실히 강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좋은 경기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는 이 감독의 뜻대로 잘 풀리지는 않았다. 선발투수 소형준(20)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7회초까지 0-1로 끌려갔다. 7회말 어렵게 1-1 동점을 만든 KT는 8회말 무사 2루서 강백호(21)의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1루서 이날 경기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박경수(37)는 볼카운트 1B-1S서 두산 4번째 투수 박치국이 던진 체인지업(시속 129㎞)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6월 들어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는 박경수가 9경기 만에 터트린 안타는 쐐기 2점아치가 됐고, KT는 결국 4-1로 웃었다. 박경수의 시즌 타율은 0.177이고, 6월 타율은 0.139로 더 좋지 못하다.

박경수는 경기 후 “팀 승리에 도움이 됐지만 최근 워낙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거 하나로 안 좋았던 걸 다 잊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전이 나왔고, 내 입장에서는 공을 맞혀야 했다. 체인지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콘택트를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또 “경기 전에 (조)용호가 ‘오늘 홈런을 칠 것 같아 선배님이 출전해야 한다’고 했는데 쓸 데 없는 얘기라고 핀잔을 줬다. 그런데 진짜 홈런이 나왔다. 용호를 포함해 팀원 전체가 다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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