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한화 하주석의 선구안 개선, 수베로식 맞춤교육 있었다!

입력 2021-06-21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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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하주석이 수베로 감독과 특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유격수 하주석(27)은 지난해까지 볼넷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타자였다. 통산 삼진(517개)/볼넷(118개) 비율도 4.38로 신통치 않았고, 공을 고르기보다는 직접 쳐서 나가려는 성향이 강했다. 한 시즌 최다 볼넷도 2018년의 28개(517타석)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통해 출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구안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는 출루율을 중시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성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약 3주 전부터는 수베로 감독과 특별훈련을 하며 선구안 향상을 꾀하고 있다.

20일 대전 SSG 랜더스와 홈경기를 앞두고도 하주석은 특별훈련을 소화하느라 바빴다. 홈플레이트 쪽 펜스에 큰 네모를 그린 뒤 9칸으로 나누고, 왼쪽 상단부터 Z자 형태로 번호(1번~9번)를 매겼다. 그림 작업이 완성된 뒤 수베로 감독이 약 10m 거리에서 공을 던졌다.

하주석은 그 공에 스윙을 하지 않고 공이 몇 번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는지, 또는 볼인지를 알아내야 했다. 수베로 감독이 직접 나서는 만큼 하주석도 무척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선구안 향상을 위해 약 3주 전부터 경기에 앞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하주석이 수베로 감독과 특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하주석이 수베로 감독(오른쪽)과 특별훈련을 하고 있다. 공을 던져주는 수베로 감독.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특별훈련의 효과일까. 하주석은 올 시즌 60경기 만에 26볼넷을 기록하며, 2018시즌 141경기에서 얻은 개인 한 시즌 최다 볼넷에 바짝 다가섰다. 출루율도 0.371로 처음 풀타임을 소화한 2016년 이후 가장 좋다.

전체적인 타격 성적도 만족스럽다. 60경기에서 타율 0.291(234타수 68안타), 4홈런, 30타점, 7도루다. 2019년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엄청난 노력을 통해 부상 이전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시즌을 기점으로 본궤도에 오른 수비력 또한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 특유의 과감한 시프트를 확실히 이해하고 움직이며 내야 수비를 조율하는 여유도 생겼다. 수베로 감독의 만족도 또한 상당하다. 그는 “하주석은 수비를 할 때 주자와 타구의 스피드 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움직인다. 그런 능력은 타고난 것”이라며 “백핸드로 타구를 처리한 뒤에도 항상 여유가 있다. 절대 송구를 서두르지 않더라.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와 송구 감각이 좋은 것은 축복이다. 내가 하주석을 최고의 유격수로 꼽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주석은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대로 출루율에 신경 쓰면서 볼넷도 늘었고, 변화구에 헛스윙 하는 빈도도 줄어드는 등 선구안이 좋아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스트라이크존을 인지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도 선구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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