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오일학, 로드FC 챔피언 꿈꾸며 ‘효도’ 출사표

입력 2021-06-23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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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오일학. 사진제공 | 로드FC

로드FC 오일학. 사진제공 | 로드FC

2019년 로드FC 프로선수로 데뷔한 오일학(19·팀 스트롱울프)이 타이틀전을 앞두고 특별한 출사표를 던졌다.


오일학은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오일학이 두 살이 됐을 무렵 건강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가 그와 그의 형을 홀로 키우며 빠듯하게 생계를 꾸렸다. 필리핀인 어머니가 한국에서 마주한 현실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어머니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오일학은 어렸을 때부터 효도를 다짐했다.


격투기는 그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중학교 1학년 때 현재 팀 동료인 박정은의 어머니가 오일학의 집으로 봉사활동을 와 격투기라는 운동을 알게 됐다. 팀 스트롱울프의 이동혁 관장은 오일학이 무료로 운동할 수 있게 배려해줬고, 그렇게 그는 격투가의 길에 올라섰다.


오일학의 인생은 그 뒤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한국말이 서툴고, 혼혈인 까닭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소심했던 성격도 점차 바뀌었다.


센트럴리그에서 인상적 활약을 보인 그는 2019년 신인상을 받았고, 계속해서 이름값을 높여 다음달 3일 창원에서 개최되는 ‘로드몰 로드FC 058’에서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르기에 이르렀다.


오일학은 “이렇게 빨리 타이틀전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로드FC 정문홍 회장님, 김대환 대표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챔피언이 되면 ‘어머니께 효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운동을 해왔다. 꿈에 그리던 로드FC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만큼 반드시 챔피언이 돼서 어머니께 꼭 벨트를 안겨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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