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사나이’ 포항 임상협, 아시아 정상 탈환 위한 골 프로젝트 가동

입력 2021-06-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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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임상협.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5년 만에 국제무대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포항 스틸러스가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2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랏차부리(태국)와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전반 11분 외국인 공격수 보리스 타쉬의 선제골, 후반 36분 임상협의 쐐기골에 힘입어 값진 승점 3을 획득했다. 향후 나고야 그램퍼스(일본), 조호르 다룰타짐(말레이시아) 등과 펼칠 순위경쟁에서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게 됐다.


결전을 하루 앞둔 2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 주포인 송민규가 올림픽대표팀의 2차 강화훈련에 참여하느라 태국 원정에 불참해 아쉽긴 하나 임상협이 빈 자리를 잘 메울 것”이라던 김 감독의 기대가 통했다.


적시에 나온 임상협의 추가골은 정말 대단했다. 랏차부리의 위협적 공세가 이어진 후반 말미,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드리블로 중앙을 파고들며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포항의 창에 날카로움을 더한 그의 경기 MOM(맨 오브 더 매치) 선정은 당연했다.


“태국에 와서 모든 부분을 새롭게 적응하고 있다. 그럼에도 좋은 출발을 했다”고 담백한 경기 소감을 전한 임상협은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지난해 ACL 무대에서 5경기 2골을 몰아친 기분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임상협의 폭풍 진군과 함께 수원은 8강에 올라 K리그에서 남긴 아쉬움을 확실히 씻었고, 올 시즌에는 포항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포항 임상협.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ACL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에서 2회(1997·1998년) 우승한 포항은 2009년 ACL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그 후 행보는 초라했다. 최근 10년간 4차례 출전해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1회(2014년)뿐이다. 12년만의 정상 탈환을 위한 힘찬 첫 걸음을 이날 임상협이 이끈 것이다.

물론 임상협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됐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페이스가 굉장히 좋다. 18경기에서 6골·1도움을 뽑았다. 특히 지난달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17라운드 원정경기가 눈부셨다. 전반 4분 첫 골을 시작으로 26분 만에 시즌 1호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개인적으로는 2013년 8월 부산 아이파크 시절 이후 8년만의 해트트릭이었다.

수려한 외모의 임상협은 빠른 스피드와 남다른 골 감각으로 가치를 높였으나, 2018년 수원 이적 후 하향세를 그렸다. 3시즌 동안 27경기에서 2골·1도움에 그쳤다. 다행히 포항에서 손을 내밀었고, 재기에 성공했다. 팀 훈련이 끝나면 후배 골키퍼 강현무과 함께 따로 킥 연습을 해온 치열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

‘한물 간 공격수’라는 의심을 실력으로 지운 임상협은 화끈한 골 프로젝트로 포항의 폭풍 진군에 기여할 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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