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서건창 홈런포’ 신·구·사령탑 조화로 모두가 웃은 키움의 5연승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1, 2루에서 키움 이주형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27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최근 계속되는 과감한 새 얼굴 기용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5할 승률을 겨우 웃도는 성적으로 올 시즌 중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홍 감독은 송우현, 이주형, 김휘집 등 젊은 자원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는 “골고루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어느 한 부분이 강하다고 거기에만 의지해선 안 된다.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최대한 분산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27일 KIA전에서도 과감한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신인 외야수 이주형을 8번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김휘집도 9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전시켰다.

홍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주형은 이날 대형사고를 쳤다. 0-0 동점이던 2회말 2사 1·2루 찬스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포를 터트렸다. KIA 선발투수 차명진의 초구를 노리는 과감한 스윙으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에서 키움 서건창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인이 제 몫을 100% 이상 해내니 베테랑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한 서건창 역시 홈런포를 가동했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바뀐 투수 장현식의 2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서건창은 솔로포를 포함해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홍 감독이 말한 승리 기회의 분산이 실로 적절하게 경기의 성과로 나온 사례다. 신인의 깜짝 3점홈런과 베테랑의 솔로포로 공격의 활로를 만든 키움이다.

그러나 키움의 승리는 쉽게 만들어지진 않았다. KIA가 키움 불펜을 물고 늘어지면서 기어이 4-4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는 9회말까지 치열하게 이어졌다.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1, 2루에서 키움 김혜성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회말 공격에서 다시 한번 신구 조화가 빛났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주형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다음 타자 김휘집의 희생번트로 대주자 김병휘가 득점권에 위치했다. 서건창까지 볼넷을 얻어 키움의 기회는 1사 1·2루로 바뀌었다.

후속타자는 2번타자 김혜성. 어느새 믿음직한 전력으로 성장한 이 젊은 내야수가 끝내기안타로 팀에 5-4 승리를 안겼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5연승을 질주했다.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제외하곤 23일부터 벌어진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낚았다. 신구 조화로 만든 한 주의 마지막 승리. 팀의 모든 구성원이 웃을 수 있었던 일요일이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