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왼쪽)-김민재. 스포츠동아DB
김학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최종 엔트리 18명을 공개했다. 황의조와 김민재는 와일드카드(만 25세 이상·도쿄대회만 한정)로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와일드카드 1명은 ‘다용도 공격수’ 권창훈(27·수원 삼성)이다.
황의조와 김민재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춰본 사이다. 당시 한국은 2014년 인천AG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조짐은 있었다. 30명이 참가한 6월 1차 소집 때 선발된 조규성(김천 상무), 오세훈(울산 현대)이 23명으로 줄어든 2차 소집 명단에서 빠졌다. 김 감독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 1명 이상의 최전방 자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황의조의 발탁이 유력할 수밖에 없었다.
황의조의 퍼포먼스는 대단하다. A매치 36경기에서 14골을 뽑은 그는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앙(1부) 36경기에서 12골·3도움을 올렸다. 팀 내 득점 1위로 보르도의 기둥다웠다.
과거 K리그1(1부) 성남FC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났던 김 감독과 황의조의 인연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3년 전 AG를 앞두고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뛰던 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선발되자 여론이 들끓었다. ‘인맥축구’란 비난이 상당했다. 그러나 AG에서 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자 모든 비난은 사라졌다.
누구보다 ‘김학범 축구’를 잘 이해하는 황의조는 도쿄올림픽 출전 의지도 보였다. 이미 국가대표팀 소집기간 중 인터뷰에서 “올림픽의 부름을 받으면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본인의 의지가 강했고 구단을 적극 설득해줬다”며 고마워했다.
김민재도 실력으로는 국내 최고다. 듬직한 체격에 힘과 스피드를 두루 갖춘 그를 넘볼 수 있는 자원은 현 시점에선 보이지 않는다. 단기 토너먼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정감을 위해 와일드카드를 중앙수비수에 쓸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나왔다.
다만 올림픽 출전을 100% 장담할 순 없다. 아직 거취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FC포르투(포르투갈)와 베이징이 김민재를 놓고 구단간 이적협상을 마쳤다는 소식은 들려왔으나, 개인협상은 시작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 차출 불발에 대비한 플랜B가 있으나 해결 방안을 꼭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올림픽 규정에 따르면 경기 24시간 전까지 소속팀의 반대나 부상 등에 한해선 예비 엔트리(50명) 안에서 언제든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이 경우, 박지수(김천 상무)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권창훈은 최고의 생일(6월 30일)을 맞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대회에 이은 2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당시 3골·1도움을 올렸다. 그는 “5년 전보다 책임감이 더욱 무겁다. 최고의 성적을 위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림픽대표팀은 7월 2일부터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마지막 강화훈련에 돌입해 13일(상대 미정)과 16일(프랑스) 평가전을 치른 뒤 17일 출국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