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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부는 새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중 4단계(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1000명 이상)의 수도권 적용을 결정했다. 일상이 또 바뀐다. 12일부터는 오후 6시 이후 모임이 가능한 최대 인원이 2명으로 줄어들고 식당·카페, 영화관, 학원, 대형마트 등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 영업을 마감한다. 나이트와 클럽, 감성주점 등에는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스포츠도 자유롭지 않다. 야외 종목인 축구는 관중 규모가 바뀐다. 새 거리두기 기준으로 2단계는 경기장 수용인원의 절반, 3단계는 30% 입장이나 4단계는 무관중이다.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함성을 지르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최근 급속도로 심각해진 확진 양상으로 인해 크게 꺾이게 됐다.
K리그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최근 K리그1(1부) 제주 유나이티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주전선수 A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그와 함께 훈련한 선수단 대부분이 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FC서울-제주전을 연기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일정이 변경된 것은 3번째다. 앞서 FC서울과 K리그2(2부) 충남 아산에서 선수 확진자가 나왔다. 6월에는 K리그2 서울 이랜드 선수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다행히 밀접접촉자는 없었다.
현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 명확한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깜깜이 전염’에 의한 감염은 어쩔 수 없으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 스스로의 방역 의지가 상당히 무뎌졌다는 느낌은 지우기 어렵다.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함성과 야유, 고성을 쉽게 접하는 요즘이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여러 차례 주의를 주고 전광판에 경고문을 띄웠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띄어 앉기조차 하지 않고 나란히 관전하는 모습도 허다했다.
경기 운영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전 킥오프에 앞서 악수 대신 주먹인사를 나누고, 두 팀 선발출전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할 때를 제외하면 거리두기가 무뎌진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의 떠들썩한 골·승리 세리머니가 굉장히 자연스럽고, 타인의 물병에 담긴 음료를 함께 마시거나 수건을 공유하는 행위 역시 잦아졌다. 그런데 지침 위반에 따른 처벌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방역은 개인 의지가 최우선이다. 안전한 일상은 모두가 동참했을 때 다시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 아닌, 그간의 노력마저 자칫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타까움에서 하는 얘기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대로, 다시 한번 긴장하고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때인 것 같다.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