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인용캡슐 ‘4인 4색 기후위기 SF 소설’

입력 2021-07-13 17: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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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인용캡슐 (김소연·윤해연·윤혜숙·정명섭 저|라임)

- 지구가 보내는 구조 신호에 응답하는 4인 4색 기후 위기 SF 소설

당연하게 누려온 지구의 미래가 위태로워진 세상, 인류의 결단을 촉구하는 절박한 질문을 담다!

코로나 소식 외에 하루도 빠짐없이 접하게 되는 뉴스가 있다. 바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에 관한 뉴스다.

북미, 러시아, 인도에서는 전례 없는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이고, 일본에서는 기습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사하라 사막과 중동에는 눈이 내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제 기후 위기, 기후 재앙이라는 말은 너무 자주 접한 탓에 오히려 위기감을 느끼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변덕이 심해 종잡을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날씨가 이번이 마지막이거나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재난 영화 속에서나 나오던 폭염, 가뭄, 폭우, 산사태, 화재, 쓰나미, 빙하기는 더 이상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코앞에 닥친 생생한 현실인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가 더욱 강력해지고 오래 지속되리라는 경고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심지어 앞으로 더 자주 극한 기후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수많은 생명체들이 멸종하게 되리라는 예측 또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문제는 기후 변화가 기괴한 날씨를 체감하고 불편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질을 낮추고 악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토지 침식, 전염병 및 바이러스성 질환 증가, 식량 생산성 저하, 빈곤 심화, 기후 난민 발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문제들은 그야말로 재앙 그 자체다. ‘코로나는 끔찍하지만, 기후 변화는 더 끔찍할 수 있다’고 한 빌 게이츠의 말을 허투루 들어 넘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인용 캡슐’은 지금 우리에게 닥친 기후 문제를 비롯해 앞으로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개연성 있는 상상력과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아 써 내려간 중견 작가 4인의 SF 앤솔러지다.

인공 지능을 기후 관리 시스템의 빅 리더로 삼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기후 정상화를 위해 구시대의 방식으로 퇴보한 삶을 살아가는 인류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그린 ‘가이아의 선택’, 의지할 곳 없는 기후 난민 신분으로 화성 테라포밍에 동원된 후 연락이 끊긴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목숨을 건 우주 여행길에 오른 아이의 내밀한 고백을 담은 ‘일인용 캡슐’, 팬데믹으로 인구의 절반을 잃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바이러스 감지기를 몸에 장착한 채 살아가면서도 조작된 희망을 목격하고 이에 맞서려는 아이들의 연대를 담은 ‘코찌’, 갑작스러운 빙하기의 도래로 인해 지하로 내려가 겨우 연명하지만 결국 멸종 위기에 놓인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빛을 찾아서’까지.

네 명의 중견 작가가 ‘기후 위기’라는 주제로 뭉쳐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그려 낸 다채로운 이야기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와 방향성을 묻는 동시에, 지금이야말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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