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경정이 8월 6일부터 온라인 발매를 시행한다. 경륜·경정 승자투표권을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의 화면.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불법스포츠도박 견제 첫 번째 대안 열렸다
온라인 발매 관련 법안 국회 통과
8월 6일부터 ‘스피드 온’ 서비스
불법스포츠도박 확산 방지 기대
코로나19 장기화로 합법사행성 사업 전체가 유례없는 매출 감소와 고용 위기로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더욱 기승을 부리며 커지고 있다.온라인 발매 관련 법안 국회 통과
8월 6일부터 ‘스피드 온’ 서비스
불법스포츠도박 확산 방지 기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불법도박 규모는 81조 5000억 원이다. 불법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의 지출액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으로 2016년 조사의 70조9000억 원에 비해 약 15%나 늘었다. 실태조사에 따른 추정액이다 보니 불법도박의 특성상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합법사행산업의 매출은 22조 4000억 원으로 불법도박 매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경륜과 경정사업의 매출이 최근 11년 동안 최저치로 이어진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불법도박을 종류별로 보면 불법스포츠도박이 20조 5000억 원(25.2%)으로 가장 크다. 이어 불법경륜이 2조4000억 원(2.9 %), 불법경정 1조1000억 원(1.3%)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불법도박 전체의 67% 가 온라인에서 발생하고, 특히 경륜과 경정의 경우는 90%를 넘고 있다.
1994년 사업 개시 이후 첫 적자
특히 지난해 몰아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륜·경정 경주가 휴장과 재개장을 반복하면서 매출은 2019년과 비교해 86%나 감소했다. 휴업과 예산절감, 임금 반납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해 1994년 경륜사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은 물론 각종 공공재원으로 약 10조원을 조성해 사회에 환원해 왔던 경륜·경정 사업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됐다.매출감소는 선수들의 수입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생활고로 인해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경륜·경정 사업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현재)은 장기휴장에 따른 사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생계 지원을 위해 긴급생활안정금 지원과 무관중 모의경주를 통해 58억 원을 직접지원했다. 휴장기간 중 경기력 향상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선수 훈련지도관 및 단체보험 등 18억 원을 별도 지원했다.
28일부터 모바일앱으로 회원 가입
경륜·경정의 온라인 발매는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해 공공재원 조성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온라인을 무대로 커가는 불법도박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먼저 온라인 베팅을 시행 중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불법 사행산업의 확대를 견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체육공단은 경륜·경정 사업에 8월 6일부터 ‘스피드 온’(Speed-On)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다.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온라인 발매가 가능하게 됐다.
공단은 온라인 발매가 기승을 부리던 온라인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확산을 방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합법사행사업인 경륜·경정 고객의 비대면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고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다양한 공공재정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발매는 불법도박의 폐해를 예방하는 것 외에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는 세계적 추세, 디지털 시대에 맞춘 스포츠와 ICT 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 코로나19로 인한 선수 등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문제 해결, 안정적인 공공재원의 조성이라는 복합적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온라인 발매 시스템은 회원가입, 본인인증, 이용자보호를 위한 건전화 주요기능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8일부터 모바일앱을 통한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온라인 시스템 가입과 운영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