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황선우는 경기 후 “레이스를 마쳐서 후련하다”며 “애초부터 치고 나가는 레이스를 생각했는데, 정확히 몇 초에 구간을 통과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돌아봤다.
기자로부터 49초78이었던 100m까지 구간기록을 전해들은 직후에는 “예? 49초요?”라고 되물었다. 스스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폴 비더만(독일)이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로마)에서 이 종목 세계신기록(1분42초00)을 세울 당시 100m 구간기록이 50초12였다. 황선우가 세계신기록 페이스로 초반 레이스를 펼쳤다는 뜻이다.
황선우는 “너무 오버페이스였다. 이러니 마지막 50m가 힘들지”라고 혼잣말을 하더니 “마지막 50m가(뒤로 처진 이유) 이제 납득이 된다. 49초대에 턴을 한(반환점을 돈) 것으로 만족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첫 올림픽 결선 무대에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는 황선우의 성장을 위한 자산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에 경기운영능력까지 덧붙이면 더 큰일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는 “자유형 200m를 뛰며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컨디션 관리를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느낀다”며 밝은 내일을 기약했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