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기자의 여기는 도쿄] “황선우도 많이 기억해주세요” 끝까지 당당했던 18세 소년

입력 2021-07-29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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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9일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펼쳐진 2020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을 5위(47초82)로 마친 황선우(18·서울체고)는 당당했다. 메달에 닿지 못한 아쉬움을 느끼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봤다. 그는 “레이스를 마쳐서 후련하다”는 소감부터 전했다.

전날(28일) 이 종목 준결선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했던 터라 기대치가 한껏 올라갔던 게 사실이다. 황선우는 “어제(준결선)에 비하면 아쉬움이 있지만, 멋진 선수들과 함께해서 영광이었다”며 “오늘은 특별한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온 힘을 다하자는 생각뿐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이겨내고 최선을 다한 덕분에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186㎝의 장신이지만, 체중은 73㎏로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하면 왜소한 편이다. 레이스 막판 힘을 쓰기 위해 피지컬을 더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선우는 “지금의 몸을 유지하되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근력을 유지하면 더 나아질 것 같다. 100m 선수들은 단거리를 뛰다 보니 다들 몸이 굉장히 좋다. 나도 천천히 키워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2022년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더 좋은 기록을 써낼 것으로 기대된다. 성장세가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는 “스타트와 돌핀킥을 하는 구간의 움직임은 훈련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며 “100m는 결선에 오른 것 자체로 만족스럽다. 100m는 속도감이 느껴져서 재미있다”고 밝혔다.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한국수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마린보이’ 박태환의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박태환 선배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지만 황선우라는 선수도 많이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도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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