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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다영 자매가 과거 학교폭력 논란으로 일찌감치 팀을 떠난 데다 김연경(상하이)의 이적과 김세영의 은퇴로 젊은 선수들 위주의 강제 리빌딩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0~2021시즌 V리그 준우승팀의 위용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신생팀 AI 페퍼스를 제외한 타 구단과 전력 차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흥국생명에게 기회일 수 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도드람컵에서 국내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하며 리빌딩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실업무대에서 데려온 변지수와 최윤이도 예외가 아니다. 완전히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기에 선수 풀이 넓을수록 좋다. 지난해 중반 외국인선수 루시아 프레스코와 이재영-다영 자매가 빠진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한 경험이 지금의 리빌딩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흥국생명의 현 스쿼드에서 기존에도 주전급으로 뛰었던 선수는 레프트 김미연과 센터 이주아, 리베로 도수빈이 전부다. 이주아(21)와 도수빈(23)은 흥국생명의 현재이자 미래다. 김미연(28)도 노장 소리를 듣기에는 이르다. 이들의 어깨가 무겁다. 전력 보강 요소는 외국인선수 캣 벨과 출산 후 복귀한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이 전부다. 특히 김해란은 경기 외적인 요소, 즉 무형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에서 이들의 성장을 도울 기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해란은 그 역할에도 최적화된 선수다. 박 감독은 23일 현대건설과 도드람컵 첫 경기에서 국내 선수 5명이 공격에 가담하는 토털배구를 시도하며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다.
개인능력 비중이 큰 배구에서 전력의 격차를 극복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두려움 없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공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반전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다. 박 감독도 본인의 지도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이기에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