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1회 충전 1000km…고체 전해질로 안전성↑”

입력 2021-09-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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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상온에서 충전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상온 충전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상온에서 충·방전 500회 이상 처음
‘사이언스’지 게재로 연구성과 인정
고려대와 함께 배터리 학과 설립
차세대 배터리분야 인재 육성 나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전고체 배터리 혁신 기술을 개발하며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이하 UCSD)와 공동 연구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통상 25℃를 의미)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인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 논문은 24일 세계 과학계 연구성과 지표의 기준이 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373권 6562호)에 실려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고체 배터리는 왜 주목받을까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 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중 액체로 되어있는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온도 변화에 따른 배터리 팽창,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손상시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반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구조적으로 단단해 배터리 손상시에도 형태를 유지해 안전성이 매우 높다.

덕분에 안전과 관련된 부품들을 줄이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소재들로 채울 수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더 긴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실현할 수 있다.

현재 출시되는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400∼500km 수준이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되면 800km∼1000km 이상도 가능해진다. 내연기관의 주행 가능거리(600∼700km)를 훌쩍 뛰어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소재 업체, 완성차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전력하는 이유다.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 가능하던 한계 극복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60도 혹은 그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할 수 있는 데다 느린 충전 속도가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LG에너지솔루션-UCSD 공동 연구팀은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導電)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um(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입자 크기를 가진 ‘마이크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500번 이상의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 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하고,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도 약 40% 높이는 것이 가능해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진일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CPO 사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스마트 팩토리 학과’ 설립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 인재 육성에 나선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대학과 계약 학과를 만들어 인재 채용에 나서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초다. 최근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배터리 업계 역시 고공 성장을 하고 있지만, 차세대 배터리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배터리 소재 등 신성장 동력 분야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신학철 부회장이 직접 미국 현지 채용행사를 주관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2일 미국에서 글로벌 채용 행사를 연다. 이는 배터리 분야의 핵심 인재 수급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현재 관련 분야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이 1000여 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인재 육성을 목표로 고려대와 배터리-스마트 팩토리 학과를 설립하고 지난 13일부터 2022년 전기 대학원 신입생(박사과정, 석박통합과정)을 모집하고 있다. 지원서 접수는 10월 1일까지다.

모집분야는 AI기반 배터리 소재 및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배터리공학 부문과 스마트팩토리, 보안, 디지털트윈, 공정해석 등을 연구하는 스마트팩토리 부문이다. 최종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및 매월 장학금이 지급되며, 박사학위 취득 및 졸업 후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서울 마곡 또는 경기도 과천)하게 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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