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쌍둥이 자매 29일 ITC발급과 이후에 생길 일들

입력 2021-09-28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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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OVO

최근 V리그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리그 진출이 마침내 확정됐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허용을 놓고 의견대립을 해온 관련 당사자들에게 28일 새벽 최종통고를 내렸다.

FIVB는 결정문에서 “29일 FIVB가 지정한 시간(한국시간 오후 7시)까지 대한배구협회(KVA)가 이재영-이다영의 그리스 PAOK 이적으로 발생하는 연대기여금(Solidarity Fee)을 받을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을 경우 직권으로 ITC를 발급 하겠다”고 했다. 협회가 거부하면 연대기여금은 공탁되고 자매는 협회와 관계없이 해외이적이 결정된다. 협회의 완패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그동안 자매의 해외진출을 거부하며 “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주장해온 협회로서는 이제 와서 입장을 바꿔 연대기여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 보다는 끝까지 반대했지만 FIVB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명분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자매는 ITC가 나오면 즉시 주한 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10월 2~3일에는 그리스 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그리스리그는 10월 9일 개막한다. 자매가 새로운 팀에서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특히 팀의 주전세터인 이다영과 다른 선수들이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모자라 PAOK는 이들이 조기에 그리스행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동아DB


학교폭력 폭로 이후 매스컴과의 접촉을 차단해왔던 자매는 모교인 진주 선명여고와 강원도 홍천 등에서 개인훈련을 해왔다. 해외여행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주사 접종도 마쳤다. 덕분에 그리스에 도착해서는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조기에 합동훈련이 가능하다.

자매가 해외출국에 앞서 어떤 발언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최근 어느 시민단체는 “용서를 먼저 구하고 폭로자들과 화해한 뒤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몇몇 매스컴은 이들이 자숙하지 않고 해외리그로 가는 것을 비난해왔다.
반면 자매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운동이 직업인 선수에게 운동할 기회조차 빼앗아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라는 요구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자매는 경찰의 조사가 나온 뒤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동안 V리그의 아이콘이었던 자매의 해외이적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무리됐지만 이후 자매와 관련된 일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들이 빠진 V리그가 새로운 시즌에 어떤 인기를 누릴지 가장 궁금하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 폭로의 마무리,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두고 구단이 내린 일방적인 계약해지가 V리그의 FA제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 왜 대한배구협회는 학교폭력 조사를 미룬 채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등 생각해볼 것들은 널려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해외에 있더라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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