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삼성, 매출 올린 해외 국가서 ‘디지털세’ 낸다

입력 2021-10-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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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이익 배분비율 25% 최종 확정
2023년부터 시행…삼성전자 해당
국내는 이중과세방지로 부담 적을 듯
2023년부터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매출을 올린 국가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IT)을 겨냥해 일명 ‘구글세’로도 불린 ‘디지털세’가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동안 적정한 세금을 내지 않았던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국내 기업들도 매출을 올린 해외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한다.

136개국 합의안 지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지난 8일 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문을 공개했다. 합의안은 IF 140개 국 가운데 136개국의 지지를 얻었다. 합의안은 다음 주 G20 재무장관회의에 보고된 뒤, 이달 말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기술적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필요한 제도화 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 시행된다.

합의안을 보면 먼저 연결매출 200억 유로(27조 원), 이익률 10% 이상인 글로벌 다국적 기업은 매출을 낸 국가에도 세금을 내야 한다. 글로벌 매출 가운데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이다.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가 여기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 236조8070억 원, 영업이익 35조9939억 원을 기록했다. 통상이익 10%(약 23조6870억 원)를 초과한 이익은 12조3132억 원이 된다. 이에 따라 초과이익의 25%인 3조783억 원에 대한 과세권이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배분되는 것이다.

15%의 글로벌 최저한세율도 도입된다. 대상은 연결매출이 7억5000만 유로(1조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이다. 해당 기업은 세율이 10%인 나라에서 사업을 하더라도 15%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 조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재계, “파급력 크지 않을 듯”
국제사회가 최종 합의를 이뤄내면서 재계도 디지털세와 관련한 본격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시행이 2023년으로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고, ‘이중과세방지협약’ 등으로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내던 일부 법인세를 해외 국가에 내는 것으로,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세금을 내야 할 국가는 늘어나지만, 납부할 전체 세금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우리 정부는 기업이 이중으로 세금을 부담하지 않도록 해외에 낸 세금만큼 국내 법인세에서 공제해 줄 방침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합의안을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여러 국가에 세금을 내야해 기업의 납세협력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선 최저한세율 적용대상에 매출 1조 원 이상의 수출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IT기업들에 대한 국가간 과세권 문제나 조세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면서도 “적용대상이 당초 IT업종에서 대부분의 업종으로 확대되고, 최저한세율 적용대상에 우리 수출기업이 상당수 포함된 점은 우려된다. 정부는 디지털세 도입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우리 수출기업이 디지털세 부담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외진출 전략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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