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진솔한 대화·연출로 ‘젊은 배우들의 시대’ 선언

입력 2021-10-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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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리·변요한·이제훈(왼쪽부터)이 7일부터 부산 해운대구 KNN씨어터에서 열린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의 주인공으로 나서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서 관객과 소통한 ‘액터스 하우스’ ‘언프레임드’ 프로젝트

관객들과 만난 한예리·변요한
‘선택’에 대한 고민 솔직 토크
30대 이제훈 “격정멜로 도전”
‘언프레임드’ 박정민·손석구 등
직접 쓰고 연출한 단편작 소개
부산국제영화제가 새로운 배우의 시대를 활짝 여는 무대가 됐다. 박정민·이제훈·변요한·최희서·한예리·전종서 등 젊은 배우들이 6일 막을 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며 ‘배우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배우로 살아가는 일상과 고민, 희망을 진솔하게 말하는 ‘액터스 하우스’,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프로젝트 ‘언프레임드’가 이들이 한국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임을 확인시켰다.

“자유로운 도전과 선택을 꿈꾸다”
이제훈과 변요한, 한예리와 전종서는 올해 영화제가 신설한 ‘액터스 하우스’에서 7일부터 9일까지 관객을 만났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동시대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친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의 무대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이들에게 거는 충무로의 기대감이 적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배우들도 기대에 부응하듯 신인시절부터 스크린 주역으로 떠오르기까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 한예리는 “단편영화로 연기를 시작할 때 친구들과 가장 먼저 왔던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라면서 “좁은 콘도에서 15명씩 자고 아침 9시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봤다”고 돌이켰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저의 성장을 보실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오시는 영화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9일 무대에 나선 변요한은 첫 작품인 2011년 단편영화 ‘토요근무’를 “한국예술종합학교 후문에서 찍었다. 당시 낯설었던 현장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처음 완성작을 봤을 때 지금보다도 더 식은땀을 흘렸다”며 웃었다.

이들의 고민은 하나로 통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이제훈)는 바람이다. 한예리는 이를 위해 “버틸 수 있을 기준을 계속 만들어왔다”면서 “결국 선택”이라고 밝혔다. 변요한도 “데뷔와 동시에 은퇴하면 어쩌나 생각했다”며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주변의 반대에도 하고 싶은 작품을 결정하고 선택했을 때 자유롭다”고 말했다.

선택의 길 위에서 늘 관객의 평가 속에 살아야 한다는, “배우의 숙명”(이제훈)을 떠올린 이들은 도전의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이제훈은 “30대가 되니 격정멜로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운동해서 뭐하나. 굉장히 본능적이거나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30대에 남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의 무게감과 책임감”
이들은 새로운 무대를 직접 꾸미기도 했다. 박정민을 비롯해 이제훈·손석구·최희서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를 영화제에서 소개했다. ‘언프레임드’라는 프로젝트 아래 각각 ‘반장선거’·‘블루해피니스’·‘재방송’·‘반디’를 선보였다.

이 같은 과정 역시 배우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임을 이들은 강조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 얽힌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박정민은 “배우들이 준비한 걸 내가 만들어내지 못하면 어쩌나 두려웠다”면서 “지구상 모든 감독을 존경하게 됐다, 중압감을 버티고 영화를 만들어내는 사실에 새삼스럽게 놀랐다”고 밝혔다.

자신의 연출 경험이 촬영현장에 나서야 할 배우로서 시선을 넓혀줬다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모니터석 앞 내가 창피했다, 무게감과 책임감이 너무 무거웠다.”

해운대(부산)|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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