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관왕 무게 짊어진 ‘소년궁사’ 김제덕, 실력으로 이겨냈다…“이제 시작일 뿐이다”

입력 2021-10-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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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제덕(17·경북일고)이 2020도쿄올림픽 이후 달라진 시선과 더욱 커진 부담감을 실력으로 이겨냈다.

김제덕은 11일 경북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벌어진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양궁 남자고등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랭킹라운드와 단체전에서 메달을 쓸어 담았던 그는 대회 4관왕을 포함해 총 7개의 메달(금4·은1·동2)을 따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해 참가한 도쿄올림픽에서 2관왕을 달성했고,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제덕에게도 전국체전은 결코 쉬운 무대가 아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등부만 열린 대회였지만, 더욱 커진 기대와 달라진 시선은 그에게 넘어야할 또 다른 산이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2개나 따낸 국가대표에게 전국체전 고등부 대회 우승은 당연하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전국체적에서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김제덕은 대회가 모두 끝난 후에야 “올림픽 이전엔 선후배들과 시합이 즐거웠다. 그런데 그 후엔 기준이 변했고, 부담감이 생겼다”라고 고백했다.

큰 이변 없이 끝났지만, 대회에 임한 김제덕의 1차 목표는 소박했다. “금메달 1개를 목표로 출전했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화살이 잘 맞아 메달을 많이 땄다”며 “부담감 속에 대회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다”며 홀가분한 심정을 밝혔다.

김제덕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최두희(인천영선고)와 8강전에서 첫 세트를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갑작스럽게 굵어진 빗줄기의 영향이 있었다. 2~3세트에서 쏜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역전했지만, 4세트를 다시 내주며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김제덕은 극적으로 5세트(29-28)를 따내며 세트스코어 6-4로 4강에 진출했다. “비 때문에 화살이 잘 안 맞을까 부정적인 생각을 했었는데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나하나 지워갔다”며 위기를 극복한 상황을 돌이켰다.

김제덕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마인드컨트롤 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예천에서 자란 김제덕에게 진호국제양궁장은 홈그라운드다. 기상 상황이 경기에 악영향을 줬지만 가장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시합한 횟수가 기억이 잘 안 난다”는 그는 “홈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연습한 만큼만 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김제덕은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25일 시작되는 2022년도 국가대표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계속 기준을 높여나갈 것이다. 더 많은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내고, 그랜드슬램도 해보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예천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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