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선거 있나요?” 구도 부산과 롯데 숙원, 사직 신구장 실현될까

입력 2021-10-24 1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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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팬덤을 지닌 팀의 홈구장이 가장 낙후된 아이러니. 선거철마다 이용당하기만 했던 부산 신구장 숙원사업이 마침내 해결될까.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 사직구장이 변화 앞에 섰다.
부산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2022년 2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낡은 시설로 팬과 선수단, 프런트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 비가 온 이튿날이면 사무실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고, 바퀴벌레가 출몰하기 일쑤였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반복된 문제로, 15년 가까이 재건축 논의가 나왔다.

정치인들은 늘 선거를 앞두고 사직구장을 찾아 관중과 악수하며 신구장 건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현실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오죽하면 롯데의 외국인 사령탑인 래리 서튼 감독조차 신구장 얘기에 “조만간 선거가 있는가. 그 때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을까.

현재로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국비, 시비, 민간자본을 유치해 2028년 내로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사이 롯데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대체구장으로 쓸 전망이다. 실제로 삽을 뜨는 것은 확신할 수 없지만, 과거의 탁상공론보다는 한 발 더 나아간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것만으로도 롯데 팬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월 23일에는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사직구장을 찾아 롯데 이석환 대표, 성민규 단장 등 관계자들과 만난 바 있다. 남자프로농구 KT가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기며 차가운 현실을 느끼기도 했다. 일각에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남은 소들을 잃지 않기 위해선 이제라도 움직여야 한다.

서튼 감독은 “상상을 자주 한다. 새로운 야구장이 지어진다면 좋을 것이다. 부산 팬들은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나고 열정적이다. 부산은 야구도시 아닌가. 새로운 경기장이 지어진다면 팬들에게도, 도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신구장이 완성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롯데 관계자는 24일 스포츠동아에 “새로운 야구장은 부산 팬들의 염원이다. 구단에서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실제 신구장이 완성되기까지 남은 과정들이 많지만, 팬들의 바람을 반드시 이룰 수 있도록 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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