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국 인터넷 서비스 장애…전국 '먹통'

입력 2021-10-25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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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생겨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5일 오전 1시간 가까이 인터넷 이용은 물론 상점의 결제시스템, 회사의 업무시스템, 증권거래시스템까지 모두 마비되면서 큰 혼란을 낳았다. 피해 규모도 전국적이었다. KT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라고 밝혔다가,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식당 결제시스템까지 ‘먹통’
KT의 이번 서비스 장애는 25일 오전 11시 20분께 시작됐다. 전국적으로 인터넷과 IPTV, 모바일은 물론, 심지어 일부 유선전화까지 불통됐다. KT의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들은 일상에서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은 물론 회사 업무, 학업에도 차질을 빚었다.

스터디 카페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던 김 모씨(29)는 “갑자기 동영상 강의가 끊겼고, 이후 여러 차례 재시도를 했지만 먹통 상태가 계속됐다”며 “모바일도 KT를 이용하고 있어 테더링도 불가능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 뿐 아니다. 식당의 결제시스템이 먹통되면서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과 음식점 업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KT망을 사용하는 상점에선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업주들이 계산을 앞둔 손님들에게 현금과 계좌이체로 결제할 것을 안내하기도 했다. QR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입장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갑자기 카드가 먹통이 돼 계좌이체를 받았다. 일부 손님은 계좌이체를 위해 인터넷을 하려고 해도 이마저 되지 않아 한동안 결제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자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하지 못해 제때 거래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 종목토론실에 “트레이딩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KT가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은 공지사항을 통해 트레이딩시스템 접속 장애를 안내했다.

KT의 인터넷 서비스는 이날 정오께 대부분 복구됐지만, 일부 지역에선 이마저 늦어지며 피해가 더 커졌다.

KT, “디도스 아닌 라우팅 오류”

KT는 애초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있었다”고 했다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가 원인”이라고 입장을 번복해 눈총을 샀다. KT는 이날 오후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정부와 함께 더욱 구체적인 사안을 조사하고, 파악되는 대로 추가설명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KT 망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KT는 2018년 11월에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대규모 네트워크 먹통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에는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북서부 등 피해 지역이 제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크 장애가 나타났다. 피해가 더 큰 만큼 소비자들의 피해 보상 요구도 빗발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피해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KT 약관에 따르면 이용자의 과실·부주의가 아닌 이유로 통신 서비스가 ‘연속 3시간 이상’ 끊긴 경우부터 요금을 배상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고 원인에 대해 시스템오류,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KT로 하여금 이용자 피해 현황을 조사하도록 조치하고, 사고 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대책 등 후속 조치도 마련할 방침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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