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병호-두산 김재환이 입증한 가을야구 중심타자들의 역할

입력 2021-11-02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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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왼쪽), 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2021시즌 KBO리그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질주가 시작됐다. 그 첫 무대인 와일드카드 결정전(WC)부터 명승부가 연출됐다.

가을무대에선 투수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결국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선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야 한다. 큰 무대일수록 이른바 ‘미친’ 선수들이 나오는 팀이 자주 웃는다. 하지만 깜짝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나오기만을 기대할 순 없다. 결국 중요한 순간 핵심타자들이 결정적 한방을 터트려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의 WC 1차전에서도 양 팀의 4번타자들이 경기 분위기를 좌우했다. 키움 4번타자 박병호(35)는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7-4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2로 팽팽히 맞선 8회초 무사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가볍게 배트를 돌려 좌익수 뜬공으로 3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팀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2-0으로 앞서다 7회말 동점을 허용한 터라 분위기를 두산에 빼앗길 수도 있었지만, 득점이 꼭 필요했던 순간 박병호가 1타점으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박병호는 4-4에서 6-4로 달아난 9회초 다시 타석에 들어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 간판타자 김재환(33)도 위기의 순간 팀을 지탱했다. 2-4로 뒤진 8회말 2사 2루에서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키움은 2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김재환 타석 때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환은 올 시즌 조상우와 6번 대결해 5타수 1안타에 그쳤고, 3차례나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김재환은 조상우가 던진 시속 150㎞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키움 쪽으로 넘어간 듯했던 경기의 흐름을 다시 두산 쪽으로 끌어오는 한방이었다. 비록 두산은 패했지만 팀의 4번타자로서 파괴력을 여실히 증명했다.

페넌트레이스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를 대비하고 있는 LG 트윈스, 아쉽게 2위로 밀려나 PO부터 치르는 삼성 라이온즈, 창단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 위즈도 올 가을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간판타자들의 활약이 필수다. LG 김현수, 삼성 오재일, KT 강백호 등은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다. 이들의 손에 팀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팀 간판타자들이 박병호와 김재환처럼 올 가을에 써내려갈 스토리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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