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무리뉴·산투 이어 콘테와 동행…손흥민, 프로 첫 우승을 바라보다

입력 2021-11-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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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사진제공|토트넘 홋스퍼 FC 페이스북

패배에 익숙했던 토트넘(잉글랜드)에 ‘우승청부사’가 찾아왔다.

성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누누 산투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안토니오 콘테 감독(52·이탈리아)의 선임을 공식화했다. 유벤투스, 인터 밀란(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등 여러 명문 클럽을 거치며 착실히 트로피를 수집한 콘테 감독을 전임 감독에게 막대한 위약금까지 지불하면서 영입한 것은 우승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9)에게도 엄청난 동기부여다. ‘월드클래스’로 자리매김한 그이지만 큰 아쉬움이 있다. 짧지 않은 프로 경력 동안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사실이다.

올 여름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할 당시 영국 매체들이 의문을 드러낸 배경에도 ‘2% 부족한’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이 있었다. 전혀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6~2017시즌 콘테 감독이 이끌던 첼시에 밀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2위로 마감했고,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선 리버풀(잉글랜드)에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 시즌에도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결승에 올랐지만 맨체스터시티에 0-1로 패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서럽게 눈물을 쏟는 손흥민의 모습은 어느새 익숙한 장면이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만 4번째 지도자와 동행하게 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아르헨티나)~주제 무리뉴~산투(이상 포르투갈)에 이어 또 한 명의 명장과 한솥밥을 먹는다. 우려는 없다. 모든 사령탑들에게 중용 받아온 그이기에 ‘콘테 체제’에서도 큰 무리 없이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거듭된 실패에 실망해 지난해부터 이적을 추진한 단짝 해리 케인이 잔류 의사를 표명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 것도 긍정적이다.

일단 손흥민의 역할은 공격에 더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 콘테 감독이 즐겨 활용하는 3-5-2 포메이션의 투톱 자원이다. 케인과 함께 전방을 책임지되, 좀더 내려앉는 형태의 공격수다. 3-4-3의 윙 포워드가 아니라면 측면 배치는 어렵고, 오히려 루카스 모우라와 은돔벨레, 로셀소 등과 번갈아가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투톱을 지원할 수도 있다.

한 축구 전문가는 “콘테 감독은 공격수의 수비가담보다 찬스 메이킹을 강조한다. 역할의 무게가 다르다. 빠른 발에 화력이 좋고 침투가 우수한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득점에 집중시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콘테 감독은 과거 “케인은 전방에 더 어울린다”고 말한 바 있다. 수비에 쏟을 힘을 아끼는 만큼 공격 에너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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