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정상 도전’ 포항 김기동 감독, “마지막일지 모를 기회…150% 쏟겠다”

입력 2021-11-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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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기동 감독. 스포츠동아DB

포항 스틸러스의 힘은 김기동 감독(50)이다. 2020시즌 가장 화끈한 공격력(56골)을 뽐냈지만, 일류첸코(전북 현대)와 팔로세비치(FC서울)는 겨울, 송민규(전북)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팀을 떠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내고도 부정적 전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포항은 12년 만에 ACL 정상을 넘보고 있다.


ACL 결승에 오르는 모든 과정에서 포항은 ‘언더독’이었다. 태국 방콕에서 펼쳐진 조별리그에선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에 밀려 G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선 조별리그 무패(4승2무)를 달리던 세레소 오사카(일본)를 1-0으로 꺾었다. 이어 8강에서 나고야를 3-0으로 제압한 데 이어 4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울산 현대를 따돌리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리야드의 킹 파흐드 국제경기장에서 홈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결승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스쿼드가 두껍지 못해 A매치 기간에 휴식기를 갖고 체력회복에 치중했다”며 “남은 기간엔 조직적, 수비적 부분을 강화하는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 김기동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한국축구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ACL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에 도전한다. 그는 2009년 포항 선수로 ACL 우승을 맛본 데 이어 올해는 지휘봉을 잡고 결승에 올랐다. 신태용 감독이 성남일화 선수(1996년)와 감독(2010년)으로 아시아 정상에 선 바 있지만, 1996년 대회는 ACL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챔피언십으로 규모와 위상 측면에서 현재와 비교할 수 없다. 김 감독은 “개인적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른 것 자체가 감사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라며 “엄청난 집중이 필요한 대회다. 150%를 쏟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포항은 전력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전방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이승모(23)는 현재 해외출국이 불가능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지만, 대체복무 중 수행해야 할 봉사활동시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승모가 못 가는 게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다. 제로톱을 쓸지, 힘 있는 선수들을 기용할지는 연습경기 때 살펴볼 것”이라며 설명했다.

포항 강상우. 스포츠동아DB


에이스 강상우(28)의 공백도 있다. 결승전 출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현재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 중이다.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와 경기를 마친 뒤 사우디로 곧장 합류한다. 김 감독은 “수비든 공격이든 자신의 역할을 잘 인지하고 있는 선수다. 다른 것은 걱정하지 말고 컨디션 관리만 신경쓰라고 당부했다”며 강상우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알힐랄은 사우디 프로리그 최다우승팀(17회)이다. 2019시즌에는 ACL 우승도 차지한 강팀이다. 김 감독은 “상당히 좋은 팀으로 파악했다. 경기를 주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 밝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하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ACL 최종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준비 때 구단의 예산 규모가 정해진다. 김 감독은 “ACL 우승 여부에 따라 내년 스쿼드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영입 예산, ACL 출전권, 클럽월드컵 등 많은 것이 걸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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