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원 클럽 맨’과 ‘현역 연장’ 기로에 서다

입력 2021-1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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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스포츠동아DB

베테랑 스트라이커 박주영(36·FC서울)의 새 시즌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상황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원 클럽 맨’으로 남을지, ‘현역생활’을 이어갈지의 기로에 서 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박주영은 AS모나코(프랑스)~아스널~왓포드(이상 잉글랜드)~셀타비고(스페인)~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에 머문 기간을 제외하면 국내에선 서울에서만 뛰었다. 그런데 올 시즌 성과는 좋지 않다. 교체 출전을 포함한 17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특히 빠른 템포와 많은 활동량이 핵심인 안익수 감독 체제에선 설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시즌 막판 K리그1(1부) 잔류경쟁에 휘말렸을 때는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찌감치 결별설에 무게가 실린 배경이다.


서울 소속으로 11시즌 동안 K리그 279경기에서 76골·23도움을 올린 박주영이 연말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 가운데 최근 구단과 선수 측이 만났다. 서울은 플레잉코치를 제안했다. 이는 붙박이 선수가 아닌, 팀이 필요할 때마다 그라운드를 밟는 위치다.


박주영의 생각은 분명했다. 몇 차례 협상 테이블에서 ‘현역 연장’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난색을 보였다. 안 감독도 마음을 굳혔다. 최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팀의 간판선수와 이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박주영. 스포츠동아DB



팬 여론은 반반이다. 좋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헌신해온 레전드를 좀더 존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반면 마흔을 바라보는 선수가 욕심을 내려놓고 제2의 축구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현역 이후 자신의 다음 스텝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결정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꾸준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하며 올해 A급 라이선스 코스를 이수했으나, 무조건 지도자의 길을 간다는 입장은 아니다.

미국에서 가족과 쉬고 있는 박주영이 현역 커리어를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린다면, 또 서울이 플레잉코치 제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잔류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축구계에선 K리그1 대구FC를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꼽는다.


박주영은 청구중·고를 나왔다. 보스만 룰에 따라 FA 취득 6개월 전부터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할 수 있다. 협상 우선권이 원 소속팀에 있는 것은 맞지만, 새 팀과 계약하지 않으면 위법 소지는 없다. 대화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박주영이 이미 대구와 가계약을 마쳤다는 정황 또한 포착되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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