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근 감독, ‘창단 최고 성적’에도 대구와 결별…“상호 합의 끝에 재계약 않기로”

입력 2021-12-20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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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근 감독. 스포츠동아DB

대구FC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병근 감독과 구단은 면담 끝에 상호합의 하에 계약 연장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수석코치(2019년)~감독대행(2020년)~정식감독(2021년)을 차례로 거친 이 감독은 3년 만에 대구를 떠나게 됐다.


이 감독은 “항상 변함없이 응원해준 우리 대구 팬들을 비롯해 코치부터 감독까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함께 극복하고 동행해준 선수단과 구단에 감사하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렇게 웃을 수 있을 때 떠나게 돼 기쁘다. 구단이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작별을 고했다.


참모의 이미지가 강했던 이 감독은 대구에서 진정한 ‘사령탑’으로 거듭났다. 수원 삼성 시절이던 2018년 서정원 감독 사임 후 잠시 감독대행을 맡은 바도 있다. 2019년 대구로 옮겼을 때도 수석코치로 안드레 감독을 보좌했다. 2020년 안드레 감독이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구단과 갈등을 빚고 팀을 떠나자 감독대행으로 한 시즌을 책임졌다.


성공적으로 팀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이 감독은 2021시즌을 앞두고 감독대행에서 정식사령탑으로 승격됐다. 최초로 대구 선수 출신의 감독이 됐다. 그는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2006년을 대구에서 보냈다.

이병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를 비롯한 K리그 팬들로선 2021시즌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둔 이 감독의 재계약 포기는 예상치 못한 소식이다. 올해 대구는 K리그1(1부)에서 승점 55(15승10무13패)를 쌓아 3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따냈다. 전북 현대의 FA컵 우승,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의 자동 강등 등의 수혜를 입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자력으로 아시아무대 도전 자격을 갖췄다. 전남 드래곤즈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 FA컵 결승에도 올랐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즌 초반 대구 최고의 스타 정승원이 연봉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생겨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주축선수들의 이적과 부상 때문에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의 부진에 빠졌다. 10월에는 일부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비 후역습’이란 확실한 전략을 앞세워 호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대구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 감독은 당분간 휴식과 축구공부를 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역시 이른 시일 내로 새 감독을 선임해 2022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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