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서 우직한 탐사대장 역으로 세계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그는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을 극대화시켜 연기한다”면서 “이번에는 정의롭고 굳건한 성격이 실제와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팬들과 ‘물 아끼자’ 변화
‘제작자’ 정우성 선배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언젠간 만들어 볼래요
“불모지에 내딛는 첫걸음.”‘제작자’ 정우성 선배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언젠간 만들어 볼래요
배우 공유(42)는 최근 주연해 넷플릭스로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를 그렇게 표현했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달을 배경으로 한 SF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는 냉철한 탐사대장 한윤재 역을 맡았다. 심각해진 물 부족 사태의 해결법을 찾고자 우주생물학자 배두나 등과 우주를 누볐다.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어요. 무거운 우주복을 입은 채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부딪히는 액션 장면을 소화하려니 힘들었죠. 그래도 결과물이 정말 만족스러워요. 한국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주 SF 드라마의 첫걸음치고는 꽤 훌륭했다고 믿어요.”
드라마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2일 현재 넷플릭스 ‘세계 가장 많이 본 TV쇼’(프로그램) 4위(플릭스패트롤 집계)에 올랐다. 그러나 지루하다는 혹평도 함께 쏟아졌다. 공유는 “짐작한 반응”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SF 장르 특성상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양한 만큼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어요. 다만 저에게는 과학을 소재로 하면서 인문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드라마가 매력적이었어요. 기술이 인류의 희망과 금단의 열매가 동시에 될 수 있다는 모호한 지점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물 부족 사태를 다루면서 “샤워할 때 물을 잠그는 습관”까지 생겼다. “팬들도 물 아끼자는 생각을 했다더라”면서 “변화를 이끌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에 대한 의지는 그동안 꾸준히 드러내왔다. 청각장애인학교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여성들이 겪는 성차별을 담은 ‘82년생 김지영’ 등이다.
“배우로서 직접 목소리를 내기보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게 최선이라 여겨요. 기록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면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출연하죠. 언젠가는 ‘고요의 바다’를 제작한 정우성 선배처럼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성 선배의 열정에는 못 미치겠지만요.”
주·조연 가리지 않은 덕분에 지난해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도 승선했다. 주인공 이정재를 게임에 끌어들이는 ‘딱지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연출자 황동혁 감독과 친분으로 우정 출연한 게 “2021년 가장 잘한 일”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시즌2를 한다는데 어떻게 될까요? 황 감독님이 아직 아무런 얘기 안 하시던데요. 저는 언제나처럼 친분과 관계없이 오로지 시나리오 하나만 보고 판단할 겁니다.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