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알리기 위해서라면” 올 겨울, 반가운 KBO리거들의 ‘나들이’ [스토리 베이스볼]

입력 2022-01-03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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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팀당 144경기, 전체 720경기에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중계된다. 1군에 머문다면 TV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직업 중 하나가 야구선수다. 다만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한 모습이 전부다. ‘사생활’은 오히려 노출이 안 된다. 그러나 올 겨울 선수들은 야구장 밖에서도 자신의 스타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망가지는 모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KBO리그의 인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터라 이들의 야구장 밖 ‘외도’는 너무도 반갑다.

‘황금손’ 황재균, 기운을 전달하다!

임인년 첫 날, 토요일을 맞아 제996회 로또6/45(로또복권) 추첨이 진행됐다. 이날 추첨 버튼을 누른 ‘황금손’은 황재균(35·KT 위즈)이었다. 지난해 KT의 주장으로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끈 기운을 복권 구매자들에게 전달해주길 바라는 의도였다. 여기에는 평소 선행과 봉사에 적극적인 황재균의 성품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균은 올 겨울 각종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분주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연예대상의 시상자로 나서 춤사위까지 펼치며 망가지는 모습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비단 황재균만은 아니다. 올 겨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의 면면만 따져도 올스타급 라인업이 구성된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유 퀴즈 온 더 블록’, ‘아는 형님’ 등에 출연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의 아들로 살며 느낀 고충부터, KBO리그 최고 스타로서 책임감 등을 말하는 그의 진심에 팬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구자욱(29·삼성 라이온즈)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시상식 시즌 자신의 일상을 노출하기도 했다. 유강남, 임찬규(30·이상 LG), 강백호(23·KT) 등도 유니폼을 벗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공개했다.

“어? 그때 TV에서 본 야구선수네?”

세상이 바뀌고 기준이 달라졌지만 프로선수를 향한 잣대는 여전히 높다. 1년에 딱 두 달뿐인 비활동기간을 이용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조차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다. “운동할 시간에 방송을 한다”는 논리와 함께 다음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방송 출연과 연관을 짓기도 한다.


황재균은 이에 대해 “방송촬영이 있는 날에도 오전에 어떻게든 정해진 운동 스케줄을 소화했다”며 “솔직히 비시즌에 방송에 한두 번 나선다고 해서 야구를 못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선수들이 기회가 닿으면 적극적으로 출연해 야구를 알렸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야구를 모르는 시청자가 ‘어? 저 사람이 야구선수구나’라고 알게 되고, 시즌 중에 ‘그때 그 선수가 야구를 하네?’라고 하면서 한 번이라도 더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야구를 좋아하게 되는 팬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구성원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해야 할 ‘야구인기 고민’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이정후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야구를 알리기 위해서라면 비시즌 자신의 귀한 휴식시간을 얼마든지 쪼갤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선수는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할 때 가장 빛난다. 하지만 ‘베일 속의 스타’보다 ‘내 손 안의 스타’가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시대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KBO리그 스타들의 외출이 반가운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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