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시즌 지배한 스휠팅의 아성, 한국 쇼트트랙은 어떻게 대처할까

입력 2022-0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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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쇼트트랙이 처음 올림픽에 등장한 1992알베르빌대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쇼트트랙 강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도 그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유력 해외매체들이 꼽은 금메달 후보에 늘 한국 쇼트트랙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마디로 ‘공공의 적’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에 왕좌를 양분했던 한국과 중국의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유럽 선수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특히 여자부에는 수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라는 절대강자가 나타났다.

스휠팅은 2018년 평창대회 여자 1000m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을 알렸다. 그때만 해도 운이 따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직후인 2018~2019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 1000m에서 4차례, 1500m에서 2차례 우승하며 실력자로 부상했다. 올 시즌 월드컵 3차 대회(헝가리 데브레첸)에선 개인 전 종목(500·1000·1500m)과 여자 3000m 계주를 모두 휩쓸었다. 올 시즌 월드컵 1~4차 대회를 통틀어 따낸 금메달만 총 9개다.


스휠팅은 170㎝의 큰 키에 탄탄한 피지컬을 갖추고 있다. 순간스피드와 순발력은 최상급이고, 몸싸움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유럽형 스케이터의 전형이다. 피지컬이 워낙 좋은 데다 네덜란드 코치진의 체계적 지도, 장비의 발전 등 여러 요소가 결합돼 ‘괴물’이 탄생했다는 분석이다.

2월 4일 개막하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스휠팅의 군림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결 부담을 내려놓고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전 멤버로 선발된 이유빈(연세대)이 올 시즌 월드컵 1500m에서 2차례 금메달(1·4차 대회)을 따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만큼 파훼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스휠팅의 피지컬과 인코스 방어능력을 고려하면, 선두를 내줄 경우 추월하기가 쉽지 않다. 아웃코스 추월능력이 뛰어난 최민정(성남시청)을 필두로 한 전략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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