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FA, 개장 40일 만에 종료…총액 989억 원 역대 1위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2-01-05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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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마지막 프리에이전트(FA)까지 행선지를 찾았다. 개장 후 40일 동안 15명의 선수들이 소속팀을 찾고 2022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양과 질, 스토리까지 ‘역대급’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장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5일 정훈과 3년 총액 18억 원에 계약했다. 시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정훈까지 계약하면서 2022년 스토브리그는 마무리됐다. 올 겨울 FA 시장은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시작됐다. 개장 후 정확히 40일 만에 14+1명(2021년 FA 공시 양현종 포함)이 전원 행선지를 찾았다. 예년에 비해 빠르게 시장이 닫혔고, 해를 넘겨 계약한 케이스는 정훈이 유일하다.


각종 기록이 쏟아졌다. 계약 총액부터 규모가 달라졌다. 최초 계약자였던 최재훈(한화 이글스·5년 최대 54억 원)을 시작으로 정훈까지 15명이 총 989억 원을 합작했다. 상징적 숫자인 1000억 원까지는 11억 원이 모자랐지만, 역대 가장 큰 돈 잔치임은 분명했다. 이전까지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간 해는 2016년으로, 22명이 766억2000만 원을 나눈 바 있다. 이번에는 더 적은 선수들로 200억 원 넘게 상향됐다.


‘역대급 매물’이 나온 시장이기에 가능했다. 특히 국가대표급 외야수들이 쏟아졌다. ‘최대어’로 꼽힌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필두로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트윈스), 박건우, 손아섭(이상 NC 다이노스) 등이 받은 금액만 604억 원에 달한다. 15명이 만든 시장 전체 규모의 61.1%를 외야 ‘빅6’가 합작했다.


시장 분위기도 외야수들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NC는 당초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의 잔류를 비시즌 최대 과제로 내걸었다. 하지만 나성범과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고, KIA 측으로 마음이 움직인 것을 확인하자 곧장 플랜B를 꺼냈다. 박건우와 손아섭을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고, 이들은 각각 두산과 롯데를 떠나게 됐다.


15명 중 잔류를 택한 이는 9명. 6명(허도환·박건우·박해민·박병호·나성범·손아섭)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들 모두 야수로, 6명의 야수가 이적한 것은 2014년과 함께 역대 최다기록이다. 그 중 대부분은 구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나성범과 손아섭은 물론 박병호(KT 위즈)도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의 영구결번이 예정됐던 ‘레전드’이기에 팬들은 씁쓸함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정상급 선수들이 쏟아진 데다 포지션까지 겹쳤으니 구단간 경쟁이 붙는 것은 당연했다. 경제논리상 몸값이 오르는 것이 당연했던 이유다. 지난해까지 FA 100억 원 클럽 가입자는 총 5명에 불과했는데, 이번에만 5명(박건우·김현수·김재환·나성범·양현종)이 추가됐다.


스토리 또한 다양했다. 팀을 떠난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팬들을 향한 손편지를 남겼다. 손아섭은 부산지역 언론사에 지면광고를 싣기도 했다.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쉽지 않은 발걸음 앞에서 그간 자신을 응원해줬던 팬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잊지 않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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