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플레이 펼치는 KB손해보험 케이타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1-13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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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케이타. 스포츠동아DB

흔히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말한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팀 스포츠의 특성상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때로는 팀보다 위대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나온다. 선수 개인의 역량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배구는 특히 그렇다.


역대 V리그에서 팀보다 위대한 플레이를 펼쳤던 선수는 몇몇 있다. 이들 중 삼성화재 전성기의 가빈과 레오를 빼놓을 수 없다. 가빈은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3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2번의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3시즌 동안 각각 1110득점(공격성공률 55.55%)~839득점(55.43%)~1112득점(59.27%)을 기록했던 가빈은 2번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3연속 챔피언 결정전 MVP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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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번의 풀세트 혈투를 포함해 7차전까지 벌어진 2009~2010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보여준 괴력은 전설로 남아있다. 현대캐피탈과 7차전 5세트에서 삼성화재가 기록한 스파이크 15개 중 13개를 때린 가빈은 86.7%의 공격점유율로 8득점(공격성공률 61.5%)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안겼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에르난데스와 한창 때의 박철우가 교대로 상대했지만 가빈을 넘지 못했다.


레오도 만만치 않다.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삼성화재에 2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과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선물했다. 이 기간 867득점(공격성공률 59.69%)~1084득점(58.57%)~1282득점(56.89%)을 기록해 3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와 2번의 챔피언 결정전 MVP도 차지했다. 특히 1282득점, 공격성공률 59.69%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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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수들과 함께 했기에 외국인선수를 보는 눈높이가 남다른 삼성화재에서 최근 “팀보다 위대한 선수”를 언급했다. 주인공은 바로 KB손해보험 케이타(21)다. 5일 벌어진 두 팀의 4라운드 맞대결 뒤였다. 5세트 듀스 공방 끝에 삼성화재가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거둔 경기에서 케이타는 무려 64.35%의 공격점유율로 45득점(공격성공률 50%)을 올렸다. 여기저기 넘어지면서도 상상도 못할 위치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며 동료들의 사기를 올려놓는 모습에 삼성화재 관계자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2020~2021시즌 33경기에서 1147득점(공격성공률 52.74%)을 기록하며 V리그의 전설들을 소환했던 케이타는 2번째 시즌에 더욱 진화하고 있다. 13일 현재 22경기에서 809득점(공격성공률 55.39%)을 올려 부상이라는 이변이 없는 한 2시즌 연속 네 자릿수 득점이 가시권이다. 세터 황택의와 호흡이 향상되면서 공격파워는 물론 공격성공률도 상승하고 있다. 블로킹은 가빈, 레오에 비해 떨어지지만 서브는 앞선다. 특히 이번 시즌은 세트당 서브에이스는 0.888개로 지난 시즌의 0.507개보다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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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서브 1위는 한국전력 소속이던 러셀(세트당 0.735개)로 111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삼성화재로 옮겨 여전히 위력적인 서브(세트당 0.744개)를 때리고 있다. 에이스는 67개다. 케이타는 그보다 한참 많은 79개다. 물론 이 같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우승이 없으면 팀보다 위대한 플레이는 의미가 떨어진다. 아직 V리그 챔피언 결정전도 가보지 못한 KB손해보험과 케이타가 이번 시즌 어떤 스토리를 완성할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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